매일신문

"욘사마에 할리우드 스타도 손들었다"

"배용준이 아시아 광고시장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을 몰아냈다."

아시아, 특히 일본의 광고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할리우드 스타들이 배용준으로 인해 불기 시작한 아시아 바람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본판 1면과 4면에 걸친 「일본에서의 스타 재편 -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라진다」는 제하의 도쿄발 기사에서 불과 2년전만해도 거의 모든 주요 광고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등장했지만 '욘사마'가 뜨면서 이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스타들이 광고 무대를 접수했다고 근황을 상세히 전했다.

일본 광고 매체에서 할리우드 스타가 등장한 것은 미국 문화에 흠뻑 빠져있던 지난 1960년대부터.

이후 최근까지 일본내 텔레비전 등 주요 매체의 음료수,커피,자동차,주류 광고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주요 할리우드 스타들은 아널드 슈와제네거, 해리슨 포드, 미키 루크,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 멕 라이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요즘 이들을 광고에서 보기는 힘들다.

물론 할리우드 스타들이 광고시장에서 전멸한 것은 아니다. 리처드 기어는 여전히 인기가 높고 미국 출신 격투기 선수 밥 샵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2년전 겨울연가가 방영돼 동안(童顔)에다 치열이 고른 배용준이 일본내 30대 이상의 여성들을 사로 잡으면서 모든게 변했다. 일본 여성들이 그토록 열광하던 브래드 피트도, 디카프리오도 모두 안중에 없다.

요즘 일본 광고시장에서 인기 있는 스타는 배용준을 선두로 중국의 인기스타 장쯔이, 몽골출신 스모 챔피언 아사쇼류 등 비일본계 아시아 스타와 일본 출신의 패션 모델이나 스즈키 이치로 등 선수 출신들이 꼽히는 등 아시아계 일색이다.

또 광고의 분위기도 과거 슈와제네거나 스티븐 시걸 등 근육질 스타를 등장시켜 힘을 자랑하던 것들이 퇴조하고 '욘사마'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이용하는 등 클래식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스타 재편에 대해 광고산업 분석가들은 1990년대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지며 광고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 등을 내놓고 있지만 일치된 견해는 배용준의 등장이 변화의 시발점이라는데 거의 이견이 없다.

광고회사 덴츠의 캐스팅 담당인 가미구치 도모코는 "5년전, 아니 불과 2년전부터 전혀 상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 겨울연가 이후 고객인 광고주들은 이 드라마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며 "일본 광고시장은 변했다. 우리는 아시아의 연예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겨울연가 이후 우리는 더이상 아시아 스타들에 대해 앨러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케팅 컨설트 회사 시스트랫의 모리 유키오 회장은 "할리우드 브랜드는 더이상 최고가 아닌 것이 됐고 할리우드 배우들도 약효가 떨어졌다"며 "소비자들은 외국 영화 스타보다 친숙한 가수나 예술인을 더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CM데이터뱅크의 세키네 다츠오 회장은 "과거에 중국이나 한국의 스타를 기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이제 오리엔탈 붐이 시작했을 뿐이다"며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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