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설동근 돌풍

설동근 부산교육감은 교육의 시장현실주의자다. 학교 교육은 수요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래야 공교육이 산다는 게 지론이다. "교실을 확 바꾸자"며 교육청'교원단체'일선 교육현장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다. 이 같은 철학은 부임 5년째를 맞아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다. 부산교육은 각종 전국 평가에서 수위를 휩쓸고 있고, 최근에는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부산교육을 배우자"는 열풍이 일 정도다.

◎ 설 교육감은 초등교사 출신이면서 2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한 이색 경력의 교육자다. 1998년 부산시 교육위원 당선으로 교육계에 복귀한 뒤 2년 뒤 보궐선거를 통해 부산시교육감을 맡았다. 그의 취임 일성은 초'중'고 교실수업의 혁신이었다. 그것은 공급자 위주의 학교교육에서 벗어나 수요자(학생)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선언이었다. 기업에서 소비자 중심의 경영만이 살아남는 이치를 교육에 접목했다.

◎ 설 교육감의 노력은 마침내 '부산발 교육 혁명'이라는 전국적 찬사를 낳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에 발탁되면서 그의 공교육 역점 정책이 국가적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의 장래가 거대한 사교육 시장의 손에 달려있는 암울한 현실은 전적으로 학교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그는 CEO 출신답게 숱한 아이디어로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대학생교사제, 범시민 책 읽기 운동,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 스타 교사 인터넷 공개 수업, 수업경연대회 및 강사 성과 보상, 저소득층 학습지원단 등등. 대부분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시책들이다. "국내'외 우수 교육 사례를 벤치마킹해 교실에 도입한 뒤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현장 적응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 그는 부임 이후 '교육 중심 도시 부산 건설'을 전 지역사회에 호소했다. 그의 열의에 공감한 부산시'대학'시민단체'언론'기업 등이 다투어 교육혁신에 동참했다. 정치권도 교육청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설 교육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니 부산교육이 벌떡벌떡 살아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부러운 모습이다. 대구를 흔히 교육도시라고 한다. 대구시민의 자부심 또한 대단해 '부산쯤은' 하던 시절도 있었다. 여전히 그러한가.

김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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