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가 키를 쥐고 있다."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해 'V-3'을 노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에이스 배영수의 투구에 운명을 걸고 있다. 올 시즌 에이스로 부르기에는 아쉬운 성적(11승11패2세이브·방어율 2.86)을 거뒀지만 삼성으로서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다른 '에이스'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은 배영수가 선발의 중심이 돼 1, 4차전을 이끌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때론 팀이 앞서 있을 때 마무리로 투입돼 승리를 담보하는'보증수표'가 되어 주길 바라고 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이번 한국시리즈 경우 배영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은 "두산 타자들이 배영수(올 시즌 두산전 1승2패)를 만만하게 보고 있다"며 "배영수가 1차전에서 두산 타선의 기를 꺾고 리오스(두산)와의 선발 대결에서 기선을 제압해야만 삼성이 순탄한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영수에 대한 믿음은 그의 한국시리즈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 고졸 6년차인 배영수는 비교적 풍부한 한국시리즈 경험을 갖고 있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1년과 2002년, 2004년 3차례 모두 11경기에 등판, 2승4패(방어율 2.85)를 기록했다. 비록 선발승이 없고 성적이 좋지 않지만 안정적인 방어율을 기록, 제 몫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와 맞붙은 지난해에도 4경기에서 2패만을 남겼으나 비공인'10이닝 노히트노런'의 위업(4차전)을 달성하고 1.96의 방어율을 기록하는 등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2년에는 팀이 우승하면서 챔피언 반지도 끼어 봤다.
하지만 배영수가 페넌트레이스 막판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부진을 보인 것은 걱정스런 점이다.
사실 배영수는 지난해 7이닝 이상을 책임지던 완투형 투수에서 올시즌 6이닝 이상 넘기기를 버거워하는 투수로 전락했다. 7월 6일 제주 현대전에서 7⅓이닝을 던진 뒤 잠시 세이브 투수로 뛰다 선발로 돌아온 8월 이후 8번의 선발 등판에서 그가 7이닝을 넘긴 것은 8월 26일 문학 SK전(7⅔이닝)이 유일하다. 최근 선발 3연패를 포함, 8월 이후 무려 5패(2승1무)나 당했다. 시즌 후 가장 최근인 8일 자체 연습경기에서도 배영수는 백팀 선발로 등판, 4이닝동안 7안타,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3자책)해 패전투수가 됐다.
최 해설위원은 "배영수가 지난해에 비해 지나치게 힘에 의존하는 투구를 하고 있다"며 "물론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투구가 중요하지만 신중함과 상황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배영수가 승리를 포효하는, 아니면 패배에 꼬리를 내린 사자가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그의 어깨와 머리에 달려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