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이 운다'에서 한껏 무게를 잡았던 배우 류승범이 소심한 이웃집 소년으로 돌아왔다.
그는 27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야수와 미녀'(감독 이계벽, 제작 시오필름)에서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소심남'으로 출연했다. 시각장애인 애인 앞에서 잘생긴 척을 하다 그녀가 광명을 찾게 되자 거짓말한 것이 부끄러워 뒤로 숨어버리는 캐릭터.
이번에 맡은 역은 '품행제로',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 그의 코믹함이 제대로 묻어났던 전작들과는 또 다르다. 애인 앞에 떳떳하게 나서지 못하는 소심한 캐릭터가 빚어내는 상황이 코믹한 것이지 그의 '개인기'나 '원맨쇼'가 요구되지는 않은 것. 그 때문에 류승범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17일 오후 메가박스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출연배경에 대해 "상쾌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먹이 운다'를 촬영하면서 진이 많이 빠진 상태라 지쳐 있었어요. 관객과 편하게 호흡하는 상쾌한 영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동안 장르색이 짙은 영화를 하느라 배우로서 좀 이기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이 영화를 통해서라면) 영화라는 작업을 하면서도 휴식기를 가질 수 있겠구나, 다시 한번 날 돌아보며 쉼표를 찍을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아무래도 전작인 '주먹이 운다'와는 180도 다른, 눈과 어깨에서 힘을 쫙 뺀 캐릭터인 데다 감정을 내지르지 않고 안으로 삭히는 연기라 에너지 소비는 덜했을 터.
그는 이 영화에 대해 "관객 개개인의 취향을 많이 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영화나 문학이 그렇듯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어떤 대상 앞에서 제 단점이나 스스로의 벽 때문에 힘들어했던 적이 물론 있지요. 강한 척도 해보고 단점을 감춰도 봤구요."
그러면서도 그는 "단순히 그 대상이 여자친구라면 (외모 때문에) 피해다니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촬영현장 공개 당시에 이어 이번에도 영화와 연관된 외모에 관한 질문에서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변했다. 극중 캐릭터가 외모 때문에 고민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
"이 영화는 분명 외모지상주의 영화가 아닙니다. 또 못생긴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고 희망을 주는 영화도 아니지요. 단 한번도 우리 영화에서 무섭고 못생긴 사람이 나온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다만 루저(loser)는 나올 수 있지만요."
'야수와 미녀'라는 제목을 통해서는 남자 주인공이 대단히 못생긴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
류승범은 이어 "물론 나 역시 개인적으로는 원빈씨를 보면 가끔 반하지만 그것이 잘생긴 사람을 보면 인간적으로 느끼는 호감이지 부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름다운 사람을 본다고 그러한 얼굴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고 살면서 외모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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