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은 지하철 교통혁명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18일 지하철 2호선이 개통하면서 벌써부터 대구·경북주민들은 2호선 경산 연장 및 3호선 건설을 얘기하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수립한 대구 광역 교통계획에 따르면 3호선도 끝은 아니다. 1, 2호선 추가 연장과 4호선 건설이 남아 있는 것.
◇3호선 건설문제
2006년부터 지하철 2호선 연장 구간(사월~영남대 3.3㎞)과 3호선(칠곡~범물 24㎞)의 실시설계가 줄을 잇는다. 당장 이달 말 대구시와 경북도, 경산시는 2호선 연장건설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호선 경산 연장은 이 지역 14개대학 학생 및 교직원 12만5천 명과 주민 5만 명의 오랜 숙원 사업. 경산시 중산동에 사는 이수경(55) 주부는 "대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중에는 기름값이 아까워 대구 경계 지점인 중산동 아파트에 차를 주차해 두고 대구까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2호선 연장은 경산과 대구를 오가는 시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3호선 건설은 대구 북구 칠곡(30만 명), 수성구 지산·범물(11만 명) 주민들의 염원. 1991년 이후 14년을 끌어 오다 지난달에야 겨우 설계비 예산이 국비에 반영됐다. 3호선이 건설될 경우 승용차로 47분 걸리는 칠곡~명덕네거리는 27분으로, 명덕네거리~범물은 25분에서 15분으로 통행시간이 줄어든다. 윤원현 대구북구아파트연합회 회장은 "2호선 개통은 3호선 건설을 알리는 청신호"라며 "지하철 교통혁명은 대구 균형발전을 이끄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지난 2002년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대구권 광역교통계획은 3단계 지하철 교통혁명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경부선 고속 전철, 지하철 1~4호선, 대구선 복선 전철화가 어우러져 대구, 경산, 하양, 성주, 고령을 잇는 광역 철도망을 만들자는 것.
1단계는 2006년 내 완공사업으로 경부선 전철화, 지하철 1, 2호선 개통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갖은 진통 속에 1단계 사업은 모두 실현됐지만 2단계(2006년)부터는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2단계 3개 사업 경우 2호선 연장, 3호선 건설 2개 사업은 국비 반영을 확정했지만 1호선을 대곡~명곡(2.3㎞)까지 연장하는 나머지 한 사업은 올 초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탈락한 것.
2021년 완공 예정으로 제시한 3단계 8개 구간(147.1㎞) 사업은 아예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됐다. 대구선 복선 전철화와 1호선 연장(동구 안심~동구 사복)만 겨우 확정됐고 나머지 6개 사업은 어쩌면 다음 세대에서나 가능할지 모르는 먼 미래의 얘기가 된 것.
6개 개별 사업 내용은 이렇다. 먼저 1호선을 세 갈래 지점으로 연장하는 것. 서쪽으로는 대곡역~현풍(24.8㎞), 진천역~고령(27.3㎞)을 잇고 동쪽으로는 동구 안심~경산 청천(4.7㎞)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두 번째는 2호선을 두 갈래 지점으로 뻗어나게 하는 것. 동쪽으로는 영남대~하양(11.8㎞), 서쪽으로는 성서~성주(17.6㎞)를 뚫는다. 마지막은 1, 2, 3호선을 잇는 순환선(4호선)으로 3단계 과정이 모두 마무리돼야 대구권 광역 철도망이 본 궤도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지하철, 더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하철 추가건설은 누구도 쉽게 단정할 수 없는 문제. 추가건설을 지지하는 쪽은 지하철 교통혁명과 교통분권을 내세운다. 많이 지을수록 교통혁명 속도가 빨라지고 서울에서 인천, 수원, 천안을 자유자재로 연결하는 수도권 개념의 지하철 교통분권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반대 측은 천문학적 건설 비용을 문제삼고 있다. 수요(인구)는 없는데 지하철만 자꾸 지어서는 대구시민의 혈세만 낭비하게 된다는 것. 광역 교통망을 완성하는 15개 사업 중 아직 추진하지 않고 있는 7개 사업을 마무리하려면 무려 3조2천413억 원의 공사비가 필요하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와 대구지하철공사는 다른 모든 사업은 포기하더라도 지하철 4호선만큼은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두 6개의 환승역이 들어서는 4호선은 지하철 한 지점에서 대구시내 12개 방면으로 자유자재로 왕래가 가능하기 때문. 지하철만 타면 못 가는 곳이 없게 되는 셈.
한 관계자는 "4호선은 만평네거리~황금네거리~큰고개오거리~만평네거리로 순환한다"며 "1~3호선을 순환하는 4호선을 짓지 않는다면 이제껏 들인 천문학적 공사 비용이 그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3호선을 완공할 수 있을지, 못 할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4호선 얘기는 시기상조"라며 "지금은 2호선 연장, 3호선 신규 건설에만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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