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기계 수리 늑장·종자 등 불량…농민 피해 제소 잇따라

요즘 가을걷이와 마늘·양파 파종 등으로 잠시도 쉴새없는 시기지만 군위 우보면 달산리의 농민 최성석(51) 씨는 일손을 놓고 있다.3년전 ㄷ농기계 군위대리점에서 2천여만 원을 주고 구입한 트랙터가 고장나 일을 할 수 없기 때문. 최씨는 추석 전부터 대리점과 본사에 여러 차례 수리를 재촉했으나 지금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농기계대리점 측은 "영농철이라 일손이 달려 원하는 날짜에 수리를 못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에는 이처럼 농기계 수리와 관련한 분쟁 외에도 불량 비료와 종자 등으로 인한 제조사(대리점) 측과 농민들간 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다.

토마토 시설재배농인 홍승현(491군위 효령면) 씨의 경우 지난 7월 대구 매천동 한 농자재상에서 성장억제제를 구입해 토마토 밭에 뿌렸으나 생육장애현상이 나타나 1천200여 평의 토마토 농사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농자재상이 배추 성장억제제를 잘못 줘 4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경북도 소비자보호센터에 제소한 상태다.

박대성(의성 비안면 쌍계리) 씨는 "지난해 농협에서 양파종자를 구입, 1천500 평에 심었으나 올 6월 수확을 앞두고 줄기에 꽃이 피는 현상이 예년보다 크게 높은 전체 면적의 50∼60%에서 나타나 양파농사를 망쳤다"며 비안농협과 해당 종묘사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경북도 소비자보호센터에는 올들어 농기계와 불량 비료 및 종자 등 농어업과 관련한 농어민들의 분쟁 50여 건이 접수돼 있다.

경북도 소비자보호센터 관계자는 "농어민과 관련된 각종 분쟁이 접수,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제조사 및 대리점들이 "농어민들의 부주의"라고 주장, 실제 피해 보상을 받는 농어민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군위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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