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의 창작창극 '제비'가 22, 23일 오후 7시 이틀간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 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창작창극 '제비'는 일본 극단 '와라비좌'가 조선통신사를 소재로 만든 동명 뮤지컬을 창극으로 각색한 작품.
일본의 저명한 작가 겸 연출가 제임스 미키가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초연된 이후 일본 전역에서 350여 회나 공연돼 흥행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국의 창극으로 재창조된 창극 '제비'는 판소리를 주 선율로 정가, 범패, 민요 등 다양한 한국 음악 양식들을 곳곳에 배치해 '한국의 음악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극 '제비'는 임진왜란 직후 조선통신사로 일본을 방문한 이경식이 왜란 당시 실종된 줄 알았던 처 연(燕·제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일본 무사 젠조의 아내가 되어 아이까지 딸린 연을 본 경식은 조선행을 재촉하고, 사연을 전해들은 젠조 역시 연의 조선행을 권유한다. 그러나 연은 자신이 조선으로 가버리면 죽임을 당하는 젠조의 처지를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역사의 폭력 앞에 선 개인의 자유, 사랑과 선택이라는 여러 주제를 던지며 관객들에게 드라마와 볼거리를 전한다. 이경식, 제비, 젠조 세 사람이 자신들의 운명을 아쉬워하며 부르는 사랑의 3중창은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해준다.
또 이번 공연에서는 세 명의 주인공에 따라 주제 악기를 캐릭터화해 한층 재미를 더해준다. 제비의 경우 애처로운 아름다움을 '해금'으로 표현하고, 이경식은 조선남자의 과묵함과 강인함을 '거문고'에 비유하며, 젠조는 절절한 슬픔의 느낌을 '대금'으로 연주한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인 국보급 소리꾼 안숙선 씨가 노래를 만들고, 국립극단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이윤택 씨가 연출을 맡았다. 한국음악 작곡 작업의 선두에 선 원일(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씨가 작곡을, 이태섭(용인대 연극과 교수) 씨가 수묵화의 선율이 흐르는 무대를 만든다.
박애리(22일), 안숙선(23일) 씨가 제비 역을 맡았고 왕기철, 김학용 씨가 한국인 남편 이경식과 일본인 남편 젠조 역에 출연한다. 053)951-3300.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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