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삭스의 끈질긴 저주 해소냐, 아니면 휴스턴의 창단 첫 우승이냐'
88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3일(한국시간) 7전4승제의 월드시리즈에 돌입한다.
올시즌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가 승리함에 따라 화이트삭스의 홈인 US 셀룰러필드에서 벌어지는 1차전에 화이트삭스는 쿠바 출신 '에이스' 호세 콘트레라스를 선발로 예고했고, 휴스턴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로 맞불을 놓는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화이트삭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를 3연승으로 가볍게 제친 뒤 LA 에인절스와의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마저 4승1패로 끝내 지난 1959년 이래 무려 4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화이트삭스는 특히 리그 챔프전에서 먼저 1패를 떠안은 뒤 탄탄한 선발 투수진을 내세워 내리 4연승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 그동안 악령처럼 붙어다녔던 '블랙삭스의 저주'를 풀 호기를 맞이했다.
'블랙삭스의 저주'란 지난 1919년 화이트삭스가 역대 최악의 승부 조작 사건에 휘말린 이래 단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것을 가리키는 표현.
당시 신시내티 레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화이트삭스는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우승반지를 내줬고, 조사 결과 주전 선수들이 도박사들과 짜고 일부러 져주기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팀 상징인 흰 양말을 빗대어 '블랙삭스 스캔들'로 명명됐다.
이번 월드시리즈가 화이트삭스에게 구원(久怨) 풀이의 무대라면 휴스턴에겐 지난 1962년 창단 이래 첫 우승반지에 도전하는 의미깊은 데뷔 무대가 될 터.
올시즌 후반 무서운 기세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를 거머쥔 휴스턴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8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누른 뒤 리그 챔프전에서도 강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2패로 따돌리고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현지 전문가 및 언론은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등 플레이오프에서 투타양면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화이트삭스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
화이트삭스는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 8게임에서 팀 방어율 2.50에 팀타율 0.263, 홈런 12개, 타점 47개를 기록한 반면 휴스턴은 플레이오프 총 10게임에서 팀 방어율 3.43, 팀타율 0.267, 8홈런, 39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콘트레라스-마크 벌리-프레디 가르시아-존 갈랜드로 이어지는 화이트삭스 선발진은 특히 에인절스와의 리그 챔프전에서 각각 1번씩 총 4차례의 완투승을 엮어낼 정도의 철완에 '공작(엘두케)' 올란도 에르난데스도 건재한 것이 강점.
또 폴 코너코, 칼 에버렛, 저메인 다이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도 한 수 위이다.
마무리 바비 젱크스가 선발 투수들의 완투가 이어지는 바람에 리그 챔프전에 등판하지 못해 감각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짠물 투구를 펼친 클레멘스-엔디 페티트-로이 오스왈트로 이어지는 휴스턴의 선발 '빅3' 역시 무게감에선 전혀 뒤질 것이 없다는 평가.
한방을 장착하고 있는 모건 앤스버그와 랜스 버크먼의 방망이도 매섭다.
휴스턴은 또 클레멘스가 고향팀을 위해 몸 바칠 각오를 하고 있는 데다 사실상 선수 시절 마지막 우승 기회를 잡은 휴스턴 양대 '터줏대감'인 노장 크레이그 비지오와 제프 백웰이라는 정신적 지주가 버티고 있어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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