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의원 전원이 사직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는 20일 청주에서 모임을 갖고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전국 기초의원 3천496명의 사직을 결의했다. 의장협의회는 기초의원 정수 감축, 중선거구제와 정당공천제 도입 등은 국회의 입법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기초의원들이 사퇴를 결행하면 지방자치법상 11월 20일까지 처리하도록 돼 있는 내년 예산안 심의가 차질을 빚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초의원들의 이 같은 집단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유급제 등 이로운 것은 취하고 불리한 것은 안 받겠다는 심사가 엿보인다. 개정 법안 발의와 심의 때는 무엇을 했었나. 어영부영하다 뒤늦게, 그것도 예산 철을 앞두고 전원 사퇴의 카드를 내든 것은 설득력이 없다. 11월 정례회는 열려야 하고 예산안 심의는 이루어져야 한다.
본란에서 이미 공직자 선거법 등 관련 법안의 잘못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정당공천제와 중선거구제가 그렇다. 우리의 선거 풍토로 볼 때 정당공천제는 지방의회의 중앙정치 예속을 부를 것이 뻔하다. 또, 중선거구제는 고질적인 지역 감정을 시'군'구 내 읍'면'동 단위까지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방 자치와 정치 발전에 무슨 이득이 있는가.
의원 정수 감축도 마찬가지다. 읍'면'동 단위로 형성된 자연스런 선거구를 찢고 붙이고 해서 불과 의원 몇 명 줄여 무슨 의미가 있을까. 중앙정치권의 욕심과 지방의원 유급제를 위한 편법일 뿐이다.
국회는 지방의회의 골격을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정당공천제뿐 아니라 무보수 명예직을 폐기하고 유급제로 전환하는 것이 정녕 올바른 길인지 다시 따져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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