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가 걸렸던 자리/ 구효서 지음/창비 펴냄
의사에게 생의 '끝시점'을 선고받은 마흔일곱의 암환자가 자신의 '출생시점'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출생시각은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의 "널 낳고 나니깐 아침햇살이 막 뒤꼍 창호지문 문턱에 떨어지고 있더라"던 모호한 '증언'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생의 종점은 점점 또렷해지지만, 정작 그 시작점은 어렴풋하다. 주인공은 고향집 방안에서 아침 햇살을 기다린다. 출생을 확인한 그의 눈앞에는 자신의 죽은 육신이 나타나고 그것이 새 생명들을 틔워내는 환영(幻影)을 목격한다. 인간의 생명이 우주의 영겁 속에 한 부분임을 깨달은 그는 영면의 순간을 편안하게 예감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 운명의 주제에 집중하며 수작 단편을 발표해온 저자의 8번째 소설. 단편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9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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