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군 당국의 '安全불감증' 엄중히 따져야

어제 구마고속도로 달성 2터널에서 발생한 나이키 미사일 운송 차량 화재 사고는 가뜩이나 '폭발 노이로제'에 걸린 대구시민을 또 한번 뒤흔들어 놓았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기에 망정이지 만약 뒤따르던 차량 행렬에 불이 번졌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그보다도 사고 차량이 대구 시내 통과 중에 불이 나 미사일 추진체가 튕겨 날아갔다면 그 피해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당시 터널에 있던 70여대 일반 차량의 운전자와 승객 200여 명이 공포에 떨며 이리저리 뛰어다닌 충격만으로도 이 사고는 간단하게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공군 당국의 한심한 안전불감증을 엄중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일반인은 말만 들어도 겁을 집어먹을 미사일을, 벌건 대낮에, 호위 차량도 없이, 민간차량에 싣고, 안전 수칙 교육도 없이 장거리 호송했다는 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군 당국은 규칙에 따라 민간 업체에 맡겨 왔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 제대로 안전 수송 대책을 세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어떤 경우에도 폭발성이 높은 무기류 수송은 화재, 교통사고, 불순한 공격 등에 대비해 군사 작전처럼 치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군 당국과 경찰은 사고 차량의 정비 불량, 호송 수칙의 이행 여부에 대해 당연히 수사하겠지만 허술한 무기 수송의 책임 문제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군 당국은 또한 지금까지의 무기류 수송 관행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사고를 해이한 군 기강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사고를 계기로 고속도로 터널 화재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갖고 다각적 대비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모든 사고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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