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전 현황과 방폐장

현재 20기 가동 …세계 6위 원전대국

우리나라 10가구 중 4가구가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고 치료용 방사선으로 암환자를 치료하는가 하면 농·공·어업 현장에서도 원자력 없이는 산업이 굴러갈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원자력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원자력은 많은 편익을 주면서도 재해의 가능성도 상존, 경제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가진 양날의 칼 같은 존재다. 이 때문에 원전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처리·처분시설 건설은 수십 년 동안 입지확보초차 못한 채 국민 갈등만 일으키며 국가적 고민거리로 남았었다.

◆원전 발전 현황

현재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은 모두 20기. 1978년 4월 부산 고리원전 1호기의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고리원전 4기, 울진원전 6기, 경주 월성원전 4기, 전남 영광원전 6기가 가동되고 있다.원전 설비용량은 1천771만6천kWh로 국내 전체 발전 설비용량의 29%, 전력 생산량의 38.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103기), 프랑스(59기), 일본(52기)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원전 대국이다. 또 2010년과 2011년 준공 예정인 신고리 1, 2호기를 비롯한 2014년과 201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준비에 착수한 신울진 1, 2호기 등 2015년이면 총 28기의 원전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운영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원전의 평균 이용률은 매년 꾸준하게 향상되고 있는데 최근 10년간 연속 87% 이상을 달성, 세계 평균 이용률보다 무려 13%를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운영실적은 100만kW급 원전 3기를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방사성 폐기물

원전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은 그 형태에 따라 기체, 액체, 고체로 나눌 수 있다.기체폐기물은 밀폐탱크에 저장한 뒤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고성능 필터를 거쳐 대기로 내보내게 된다. 액체는 저장조에 모았다가 증발장치를 이용해 깨끗한 물과 찌꺼기로 분류한 후 찌꺼기는 안정된 고화체로 만들어 철제 드럼에 넣어 밀봉저장한다. 고체는 압축해 철제 드럼에 넣어 밀봉상태에서 원전 내 저장고에 저장된다.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시설이나 방사성 물질을 다루는 작업장과 실험실 등에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핵종의 농도가 규정이상으로 높게 포함돼 있는 물질과 이에 오염된 폐기처분 대상의 물질을 총칭한다.

방사능 세기에 따라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로 분류된다.중·저준위는 글자 그대로 방사능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운전원이나 보수 요원이 사용했던 장갑, 덧신, 작업복, 걸레, 그리고 각종 교체 부품 같은 것을 말한다.

또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산업체와 병원, 연구기관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도 여기에 속한다. 고준위는 사용 후 연료를 재활용하기 위해 재처리할 때 발생하는 높은 수준의 방사능을 갖는 폐기물을 말한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발생량

울진 등 4개 원전에 설치돼 있는 임시저장고의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 용량은 200ℓ 드럼 9만9천900개다.2005년 7월 말 현재 누적 발생량은 6만5천326개지만 지난해만 영광원전 1천29개, 울진원전 1천15개, 고리원전 886개, 월성 원전 588개 등 3천518개가 발생됐다.

원전별 저장현황은 5만200개의 저장능력을 갖고 있는 고리의 경우 3만3천75개를 저장하고 있고 2만3천300개 저장 용량을 갖고 있는 영광은 1만3천566개나 찼다. 또 9천 개의 월성은 4천932개, 1만7천400개의 울진은 이미 1만3천78개를 저장했다.

정부와 한수원(주) 측은 처리기술의 발달로 발생량이 준다 해도 2008년 울진원전을 시작으로, 2009년 월성, 2011년 영광, 2014년 고리원전 순으로 임시보관하고 있는 저장소의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환경·시민단체는 '정부가 2008년 임시저장고 방폐물 포화설로 국민을 협박, 급박성 여론을 조작하고 있는데 임시저장고를 추가로 건설하면 된다'는 주장에 정부와 한수원 측은 임시저장고를 계속 짓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1980년 중반에는 3동이었던 임시저장고가 부지선정에 계속 실패하면서 지금은 모두 10동으로 늘어났다. 임시저장고는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임시저장고 자체가 또 다른 폐기물을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사용 후 연료 관리는

사용 후 연료의 연간 발생량은 480여t. 2004년 말 현재 6천588t이 저장돼 있으며 2016년부터 현재의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사용 후 연료를 관리하는 방법은 재처리해 유용한 물질을 회수, 재활용하거나 사용 후 연료를 고준위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하여 영구 처분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상용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뿐이다.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이들 나라에 재처리를 위탁하여 재활용하고 있다.영국에 위탁 처리해오던 일본은 재처리기술 확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감안, 현재 방폐장과 동일 부지에 상용 규모의 재처리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사용 후 연료를 직접 영구처분할 목적으로 영구처분시설을 2010년대 가동목표로 추진 중에 있는데 지하 수백m 아래에 수평터널을 파서 사용 후 연료를 넣고 밀봉하여 생태계로부터 격리하는 개념이다.

우리 나라는 사용 후 연료에 대한 관리 정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생된 것은 각 발전소별로 자체 관리되고 있으나 보다 안전한 관리를 위해 중앙집중 저장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16년까지 기술개발 상황을 고려해 1단계로 2천t(최종 2만t)을 습식 또는 건식으로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사진: 울진원전 내 임시저장고에서 직원들이 중저준위 방폐물 드럼통을 운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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