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가 7일 이덕천 전 의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의장에 강황 시의원을 선출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변화를 원치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전 의장의 사법처리, 시의회의 제 식구 감싸기 비판 등으로 실추된 시의회 위상을 신임 의장 선출로 다잡자는 의도도 많다.
강 시의원은 이번 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하면서 시의회를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 '자리 다툼으로 인한 더 이상의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기초단체장 출마 또는 시의원 재출마를 염두에 둔 일부 시의원들이 시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의 감투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이번 의장 선거에서 현재 집행부에 들어 있는 시의원을 선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도덕성에 상당 부분 흠집이 난 시의회가 또다시 자리다툼 논란에 휩싸일 경우 더 이상 '시민의 대표기구'로 자리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더 많은 시의원들에게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의장인 이상기·박성태 시의원, 2선인 김화자·정홍범·류승백 시의원, 초선인 김형준 시의원 등이 자·타천 후보로 거론됐으나, 시의원 대다수는 3선으로 4대 의회 전반기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강 시의원을 선택했다는 것.
이로써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5명 등 집행부 7명이 현행 체제 그대로 남은 회기를 운영하게 됐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시의회가 그동안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사 등 남은 회기 동안의 의정활동을 최대한 충실히 펴나가야 할 것"이라며 "시의회가 시민의 대표기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소중하게 가꿔온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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