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종반 박지성이 패스를 멈추지 않고 방향을 바꿔 드리블하며 스웨덴 진영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의 인상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영표가 왼쪽 측면에서 화려한 헛다리 짚기로 스웨덴 수비진을 여러 차례 무너뜨리고 설기현이 크게 공 방향을 꺾으며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 슛을 날리는 모습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나타냈다.
△유럽파, 진가를 보여주다=12일 밤 서울 상암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축구 대표 평가전에서 한국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요구하는 기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2대2로 비겼다. 경기 내내 축구장을 지배했고 인상적인 공격력으로 한국 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점검하고자 했던 유럽파 선수들은 그들이 영국과 프랑스리그에서 인정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지성은 후반 24분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고 이후에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서며 스웨덴 수비진을 파괴했다. 박지성은 2대2로 승부의 추를 알 수 없는 순간에 스웨덴 골 에어리어에서 수비수들을 무너뜨리며 강렬한 슛을 날렸으나 공은 골 포스트 옆으로 비껴나갔다.
원 톱으로 나선 안정환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 7분 프리킥에서 올라온 공이 헤딩 패스를 거쳐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측면에 있던 그의 앞으로 연결되자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발리 슛으로 선제 골을 뽑았다. 안정환은 이후에도 스웨덴 진영에서 활발한 몸 놀림과 개인기로 스웨덴 수비수들을 긴장시켰다. 설기현과 이영표의 선굵은 드리블과 화려한 개인기, 자신감있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조원희와 이 호, '제 2의 송종국과 김남일'=한국은 유럽파들의 활약으로 측면 공격뿐만 아니라 중앙에서 연결되는 세밀하고 창의적인 패스도 빛나 다양한 공격 경로를 만들어냈다.
유럽파 뿐만 아니라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조원희와 수비형 미드필더 이 호 등 국내파 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란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인 이들은 자신감있는 플레이로 측면 공격의 활로를 열거나 스웨덴 공격의 맥을 끊는 플레이를 펼쳤다.
△서투른 수비, '92분의 만족, 2분의 실망'=공격수들의 자신감있는 플레이와 인상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선취골과 앞서가는 골을 넣은 지 얼마되지 않아 실점했다는 면에서 한국 축구는 서투르다는 인상을 떨쳐내지 못했다. 전반 8분 스웨덴이 한국 수비수들이 엉키며 왼쪽 측면이 열리자 중앙으로 연결한 후 수비수 뒤로 빠져 나가는 요한 엘만데르를 놓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6분 수비수 김영철이 박지성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넣어 2대1로 다시 앞선 지 5분후 안정환의 백 패스가 중간에 끊기며 빠른 역습을 허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 호가 볼을 끊지 못하자 순식간에 한국 진영으로 들어온 스웨덴은 오른 측면에서 쇄도한 마르쿠스 로젠보리가 사각에서 동점 골을 터뜨렸다. 수비수들이 좁은 간격으로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허용한 골이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사진: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축구대표 평가전에서 박지성이 슛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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