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내외는 17일 오후 불국사를 둘러보며 우의를 다졌다.
오후 2시30분쯤 불국사에 먼저 도착한 노 대통령 내외는 종상 주지의 안내로 대웅전에 들어가 향을 피우고 삼배를 한 뒤 경내 마당으로 이동,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거친 부시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두 정상 내외는 이어 북춤 공연을 관람하고 백운교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했으며 대웅전과 다보탑을 차례로 돌아보다 다보탑에서는 함께 탑돌이를 했다.
부시 대통령은 종상 주지가 석가탑을 가리키며 "이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불경이 나왔다"는 설명을 하자 "오"라는 감탄사와 함께 "아주 정교한 조각 걸작품"이라고 말하는 등 대웅전과 석가탑들의 건축연대 등에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어 극락전을 거쳐 종각으로 이동한 두 정상은 부인들과 함께 종을 세 차례 타종하고 종상 주지가 "종을 세 차례 친 것은 진리와 세계평화, 인류를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자 부시 대통령은 "원더풀"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종상 스님은 전했다.
이에 앞서 권양숙 여사와 로라 부시 여사는 정상회담 동안 경주국립박물관에서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김성구 박물관장의 안내로 국보 29호인 성덕대왕 신종을 본 뒤 고고관으로 이동, 경주와 주변지역에서 수집된 유물을 전시한 선사·원삼국실과 천마총, 황남대총 등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해 놓은 신라실 1실과 2실을 차례로 둘러봤다.
권 여사는 성덕대왕 신종 앞에서 부시여사에게 "이 종을 치면 '에밀레'라는 소리가 나 '에밀레종'으로도 불린다"고 직접 설명을 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신라의 유물을 관람했다.
김성구 관장은 "로라 부시 여사가 원삼국 시대의 유리 목걸이, 신라실에 전시된 유리그릇, 금관총에서 출토된 금관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아름답다', '신라는 황금의 나라인가', '기술이 매우 세련됐다', '신라문화가 화려하고 매우 섬세하다'는 등의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부시 미 대통령이 사진 촬영과 관련해 사려 깊은 태도를 보여 박수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오전 10시30분쯤 현대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경영진과 기념 촬영을 했으나, 호텔 측은 얼마 뒤 청와대로부터 "사진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호텔 측이 재촬영을 요청하자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후 호텔 출발 직전 다시 호텔 경영진과 만나 환하게 웃으며 재촬영했다는 것. 불국사 방문 일정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불국사합창단의 합창을 2곡 들은 후 단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사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17일 경주 불국사를 방문, 다보탑 앞에서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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