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던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소신은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21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기술위원들과 함께 총사퇴한 이회택(59) 기술위원장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1년 6개월여 임기 중 겪었던 마음고생과 새 기술위원장에 대한 바람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에 축구인으로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했다"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지금이 물러나야 할 적절한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사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약속을 지킨 것 뿐이다. 다들 알다시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중도 사임한 뒤 감독을 선임한 기술위도 동반사퇴하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 물러나는 것은 책임회피일 뿐이었다. 그래서 새 감독을 영입하고 대표팀이 다시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한 뒤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이란전을 시작으로 3차례 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잘 치러내 이젠 물러나도 될 때라 판단했다.
--어려운 시기에 위원장직을 맡았는데.
▲대표팀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이란 성적을 거둔 마당에 무슨 부귀영화를 더 누려 보겠다고 그 힘든 일을 맡으려 했겠는가. 처음엔 정몽준 회장의 요청에 거절도 몇 번이나 했다. 하지만 결국 축구인으로서 마지막 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큰 결심을 하게 됐다. 이후 누가 뭐래도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일을 진행하려 노력했다.
--재임 기간을 되돌아본다면.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기술위원회는 허수아비다, 로봇이다' 하는 매도도 있었고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협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국정감사도 받았다. 물론 이 일이 처음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직을 맡고 있는 동안만큼은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새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이 3경기를 치르는 걸 지켜보면서 어느 정도 만족했고, 빠른 시간 내 팀이 새롭게 정비된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물러난다.
--후임 위원장에 바라는 것은.
▲지금 국민이 무얼 더 바라겠는가. 당장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것 아니겠는가. 이젠 감독을 잘 보좌하고 대표팀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한국이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이 아니라 다시 한번 8강, 4강까지 오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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