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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오빠부대 돌아오라" 프로배구의 꿈

올 시즌부터 프로화한 배구가 1980년대와 90년대의 황금기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다음달 3일 개막되는 2005-2006시즌 프로배구는 남자팀들의 경우 올 시즌부터 가세하는 숀 루니(현대 캐피탈), 키드(LG화재)등 외국인 용병들을 기용,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려 배구 코트에 열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욕을 비치고 있다. 여자 팀들도 새롭게 떠오르는 김민지(GS칼텍스), 김연경(흥국생명) 등 스타급 선수들을 내세워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배구는 1984년 '백구의 대제전-대통령배 대회'가 창설되면서 농구와 함께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인기를 모았다. 배구는 1970년대에도 강만수, 이 인, 김호철 등 남자 스타들과 조혜정, 유경화, 유정혜 등 여자 스타들의 등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었지만 80년대에 접어들어 인기는 더욱 불타 올랐다.

이종경, 하종화, 노진수, 마낙길, 임도헌 등으로 이어진 현대자동차, 정의탁, 유중탁, 장윤창, 이경석, 이재필, 박삼용, 이성희 등으로 이어진 고려증권, 갈기 머리로 유명했던 LG화재의 이상열, 미남 스타 최천식과 '배구 도사 박희상'의 대한항공, 컴퓨터 세터 신영철이 있었던 한전 등이 한 시절을 풍미했다.

현대자동차는 높이와 파워의 배구로 상대 팀 코트를 유린했고 고려증권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고려증권의 진준택 감독은 팀을 6차례나 우승시켜 명장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배구 경기장은 '오빠 부대' 등 배구팬들로 빈 자리없이 들어찼고 스타 선수들은 몰려드는 팬들의 사인 공세에 즐거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여자 배구도 이에 못지 않았다. 대농과 후신인 미도파의 김화복,박미희, 이운임 등과 미도파와 쌍벽을 이루던 현대의 이은경, 지경희 등이 80년대 여자배구의 인기를 주도했고 90년대에는 장윤희, 박수정 등 무적시대를 일궜던 LG정유 선수들이 인기를 모았다. 이은경은 미모도 뛰어나 남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당시 미도파 이창호 감독과 현대 전호관 감독의 벤치 대결 또한 불꽃을 튀겼었다.

배구의 황금기는 '인기 절정의 팀' 고려증권이 외환 위기의 여파로 1998년 해체되면서 시들기 시작했다. 이무렵 삼성화재가 김세진, 신진식의 쌍포를 앞세워 무적함대의 위용을 드러내면서 인기를 이어갔지만 삼성화재의 독주로 인해 배구장의 열기는 잦아들었다.

왕년의 배구팬들은 삼성화재의 독주도 독주지만 경기력 수준이 예전만 못하고 선수들의 투혼도 약해진 것이 배구 쇠퇴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수년간 냉기가 감돌던 배구 코트에 관중들의 함성이 살아날 지 주목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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