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점포낼 돈 없다고요? "e가게 여세요"

인터넷 오픈마켓

"우린 맨손으로 창업한다."

자본도 없고 점포를 구할 능력이 없다면 인터넷 오픈마켓 창업을 노려볼 만하다. 무조건 부딪쳐서 시작해도 잃을 것도 많지 않다. 거의 맨손이다시피 창업했기 때문. 인터넷 오픈마켓 창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람과 투잡(Two-Job)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창업자를 만나봤다.

▨7전8기로 성공

무역업에 종사했던 전임경(33·여) 씨는 지난해 초 중국 무역에 손댔다가 그동안 번 돈을 모두 날렸다. 막막했던 전씨는 지난해 3월 다른 직업을 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지만 불운은 계속됐다. 학원에 취직했지만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한 것. 자포자기하고 있던 전씨에게 어느날 지인이 건강보조식품을 팔아달라고 했다. 마땅한 판로도 없었던 전씨는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팔기로 결심했다. 카메라폰으로 상품을 촬영한 뒤 근처 PC방에서 300개를 올렸는데 3일 만에 매진됐다. 순수익도 200만 원에 달했다.

"그동안 하던 일이 모두 실패해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오픈마켓을 접하고 무한한 가능성에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난 2월 서울 찜질방 생활을 청산하고 대구로 내려온 전씨는 오픈마켓 공부와 판매전략 마련에 고심했다. 매일 새벽 3, 4시까지 인터넷을 검색하며 무엇이 잘 팔리는지 연구했다. 또 잘 팔리는 제품은 구입해서 제품의 질을 살펴봤다. 지금은 아버지와 남동생이 함께 일을 하면서 한달 1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있었다.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할 경우 수료증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기 때문에 구청에 단속되기도 한 것. 전씨는 "건강보조식품은 마진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팔기 위해서는 교육을 꼭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전씨는 곧 개인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할 예정이다. 인터넷 오픈마켓의 경우 수수료 비용이 비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 물품도 신발과 의류로 다양하게 준비할 계획. "믿을 만한 도매상을 확보해 싼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물건을 팔다가 노하우가 생기면 자신만의 독점상품을 개발하세요."

▨투잡으로 짭짤

회사원 정태용(39) 씨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오픈마켓을 시작했다. 정씨는 한 오픈마켓 창업교육을 수강하고 창업을 결정했다. 처음엔 옥팔찌, 옥목걸이 등 옥 관련 상품과 방향제, 건강베개 등을 판매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착안해 웰빙에 주안점을 뒀다.

정씨의 퇴근시간은 오후 5시. 퇴근 뒤 집에서 3시간 정도 오픈마켓에 매달렸다.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사진촬영. 사진촬영기술이 미흡했다는 정씨는 사진촬영교육도 듣고 디지털카메라로 상품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다.

"중요한 것은 카메라의 성능이 아니라 찍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상품을 어떻게 하면 잘 소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진을 수정하는 프로그램도 배워두면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오픈마켓 창업으로 가장 좋은 점은 수입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달 평균 150만~2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순수익도 50만 원 정도 된다. 정씨는 "가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며 "직장인들에게 아주 좋은 투잡 아이템"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오픈마켓 창업이 번창해서 전업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정씨도 노하우가 좀더 쌓이면 자신만의 인터넷 쇼핑몰을 가질 예정이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합니다. 그러나 시작하기 전 컴퓨터 관련 기술을 습득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 전임경씨(사진 왼쪽)과 정태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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