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관용을 모르는우리 사회의 모습이 걱정스럽다"며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획일주의가 압도할 때 인간은 언제나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기고한 '줄기세포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여론을 보며'라는 글을 통해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난자 출처 의혹을 보도한 MBC PD 수첩에 대한 광고중단 등 비난 여론에 대해 "나도 MB C의 이 기사가 짜증스럽다. 그러나 막상 MBC의 이 보도가 뭇매를 맞는 모습을 보니또 다른 걱정으로 가슴이 답답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항의의 글, 전화쯤이야 있을 수도 있는 일일 것이며, 그 정도는기자와 언론사의 양심과 용기로 버틸일"이라며 "그러나 광고가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면 이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항을 용서하지 않는 사회적 공포가 형성된 것"이라며 "이공포는 이후에도 많은 기자들로 하여금 취재와 보도에 주눅들게 하는 금기로 작용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각자에게 자기의 몫이 있으며, 기자들은 기자들이 할 일이있다"며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이며, 서로 다른 생각이 용납되고 견제와 균형을 이룰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황 교수 줄기세포에 관해 MBC PD 수첩에서 취재를 한다는 보고가 있었고, 처음 취재방향은 연구자체가 허위라는 것이며, 그 일로 황교수가 매우힘들어한다는 것이었다"며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뭐라고 할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지만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고 당시의 입장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 MBC PD수첩 보도, 황교수 기자회견 등 일련의 과정을 거론하며 "대체로 양해가 이루어지는 듯한 여론의 반응을 보면서 이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기는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윤리기준을 정비하고 다시는 이런 혼란을 겪지 않게 된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른 보람이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황 교수의) 연구도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고, 국민들의 지지가 뜨거워 모두가 힘을 모아주면 국제적인 신뢰회복의 문제도 극복이가능할 듯 싶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런 정도의 과정으로 사태가 수습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며 "M BC PD 수첩이 몰매를 맞는다는 것이고, 그저 몰매를 맞는 수준이 아니라 12개 광고주 가운데 11개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취소했다는 것으로,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지적했다.
MBC PD 수첩의 취재 방식과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취재의 계기나방법에 관하여도 이런 저런 의심을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그리고 연구과정의 윤리에 관해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방법이 꼭 이렇게 가혹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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