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31 부동산 대책 사실상 무너져

중도금 대출규제'제2금융권'제외..아파트 청약자에 60%까지 추가대출

'8·31 부동산 종합 대책'의 핵심 내용인 중도금 대출 규제 조치가 사실상 무너졌다. 신규 분양에 나선 주택업체들이 8·31 조치의 중도금 대출 규제에서 제외된 '제2금융권'을 이용해 기존 아파트 대출자에 대해 60%까지 추가 대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제2금융권에서 금감원에 8·31 조치의 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질의한 결과 무관하다는 통고를 받으면서 신협과 종금사 등이 중도금 대출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제2금융권을 이용한 중도금 추가 대출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우방은 지난 9일부터 수성구 범어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범어역 우방 유쉘' 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대출자에 대해 60%까지 추가 대출 조건을 내걸고 있다. 우방 관계자는 "신협을 이용해 기존에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있는 청약자에 대해 추가 중도금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계약금 2차 분부터 연리 6%대의 대출을 해주는 조건"이라며 "기존 대출이 없는 청약자는 제1금융권 대출 40%(연리 4.9%)에다 제2금융권을 통해 추가로 20%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산업개발도 범어동 '위브 더 제니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신협 3개사와 계약을 맺고 기존 중도금 대출이 있는 청약자에 대해 중도금 60% 대출을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제2금융권을 이용한 중도금 대출은 지난달 중순 월드건설이 '범어동 월드메르디앙' 분양 때 처음 시도한 이후 신일과 우방, 두산 등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주택업체에서는 추가 중도금 대출이 분양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특효약'인 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제2금융권도 주택업체의 지급보증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어 앞으로 제2금융권을 통한 중도금 대출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제2금융권을 이용한 추가 중도금 대출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신협이나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한 중도금 대출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현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제2금융권 대출이 확산된다면 추가 조치를 통한 제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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