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기본 협정이 체결됐다. 이로써 아세안을 고리로 '동아시아 지역 통합 허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일본과 대등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그러나 한-아세안 FTA는 우리에게 공산품 수출 확대 기회와 농산물 수입이란 과제를 함께 안겼다.
아세안은 인구 5억 명에 연간 교역 규모가 8천억 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중국'미국'유럽연합에 이어 우리의 네 번째 수출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일본에 비해 한발 늦었다. 중-아세안 FTA는 지난 7월 발효됐고, 일본은 이미 주요 4개국과 협정을 발효'타결했다. 따라서 관세 부담 때문에 수출 경쟁력에서 중국'일본에 밀릴 처지였으나 이번 협정 체결로 이러한 우려를 덜었다. 특히 이번 협정은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도록 해 대(對)아세안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아세안 FTA는 공산품 수출엔 청신호지만 농수산업 부문엔 적신호다. 우리 정부는 쌀 등 농수산물을 관세 폐지 유예 대상인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해 수입을 제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세안 국가 중 태국과 베트남은 쌀 시장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도하 농업 협상이란 격랑을 헤쳐 나가야 할 우리 농촌이 더욱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은 완성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높게 매겨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 하지만 일본은 타이'말레이시아와의 개별 협정으로 완성차에 대한 수입 관세 철폐를 관철시켰고, 중국은 자동차 부품의 가격 경쟁력으로 파고들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철강 등 공산품 수출 확대와 함께 농업 부문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협상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묘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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