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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옷장 속에서 만나는 환상과 모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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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옷장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다녀왔다고 말한다면 몇 사람이나 믿어줄까?

어른들은 분명 이 말에 콧방귀도 뀌지 않겠지만 아이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 속 세계를 상상할 것이다. 그 중 몇 명은 아마 그날 밤 꿈 속에서 그 세계와 만날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이성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는 항상 존재해 왔던 그런 미지의 세계를 다룬 영화가 개봉된다. 바로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다.

작가 C.S. 루이스가 1950년부터 7년간 쓴 '나니아 연대기' 중 첫번째 소설인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영화화한 것.

루이스는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을 포함해 '캐스피언 왕자' '새벽 출정호의 항해' '은의자' '말과 소년' '마법사의 조카' '마지막 전투' 등 총 7권의 소설을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로 출판했다. 이 시리즈는 출판 이후 전세계 29개 언어로 번역돼 총 8천500만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됐다.

"사실 5년 전만 해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는 감독 앤드루 애덤스의 말처럼 '나니아 연대기…'는 발전된 특수효과의 혜택을 톡톡히 본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거인·난쟁이·말하는 동물 등과 판(pan)·켄타우로스(kentauros)·미노타우로스(minotauros) 등 그리스 신화에서 봤던 반인반수의 캐릭터 등 60여 종에 이르는 나니아 왕국의 종족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분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비현실적인 세계를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나니아 연대기…'의 제작사 월트디즈니와 월든미디어는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분장에서 총 제작비 1억5천만 달러(약 1천527억 원)의 상당부분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영화는 특수효과로 무장했지만 그 안의 이야기는 순수하고 따뜻하다.

2차 세계대전 중 공습을 피해 한 노교수의 시골별장으로 간 페벤시 가의 네 남매 중 막내 루시(조지 헨리)는 숨바꼭질 놀이 중 우연히 2층의 한 빈 방 옷장에 숨는다.

두꺼운 모피 옷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루시는 한 발짝, 한 발짝 옷들을 헤치고 들어가는데 어느새 흰 눈이 가득한 세계에 만난다.

루시는 그 곳에서 만난 툼누스(제임스 멕커보이)란 이름의 반인반수 판을 만나 이곳이 신비의 세계 '나니아'이며 하얀 마녀 제이디스(틸다 스윈트)에 의해 영원히 겨울나라로 변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툼누스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 뒤 옷장 문을 열고 다시 방에 들어선 루시. 놀랍게도 시간은 거의 흐르지 않아 두 오빠 피터(윌리엄 모슬리)와 에드먼드(스캔더 킨즈), 언니 수전(안나 포플웰)은 여전히 숨바꼭질 놀이 중이다.

나니아 얘기를 털어놓은 루시는 오빠, 언니에게 졸지에 거짓말쟁이로 몰린다. 그러나 우연히 둘째 오빠 에드먼드가 옷장을 통해 나니아로 들어가게 되고 하얀 마녀 제이디스를 만나 "형과 누나, 동생을 데려오면 나니아의 왕자 자리를 주겠다"는 꼬임에 빠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이들 네 자매는 나니아로 들어간다.

영화는 인간의 아이들이 겨울나라로 변한 나니아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을 막기 위해 이들 네 남매를 죽이려는 마녀 제이디스와 아이들의 도움으로 나니아를 마법에서 구하려는 위대한 사자 아슬란(목소리 연기 리암 리슨)의 대결을 축으로 진행된다.

마녀 제이디스와 아슬란의 대결에서 빚어지는 결투와 전투 등은 화려한 특수효과에 기대어 현실적이며 환상적이다. 이 부분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인 셈.

그렇지만 어려움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네 남매의 형제애와 제이디스의 꾀임에 빠진 에드먼드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아슬란의 희생 등에서는 교훈성이 묻어난다.

교훈적인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지만 어른들에게는 재미가 덜한 것도 사실. 마녀 제이디스 일당과 네 남매가 이끄는 나니아 종족의 대규모 전투 신을 제외하면 해리 포터 시리즈보다 이야기 얼개가 허술하다. 방학을 맞은 저학년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방학 선물이 될 듯.

29일 개봉. 전체 관람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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