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몸의 신비와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틴스타 성교육 인기

"남·여학생 둘이서 노래방에 갔는데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꽃다발을 주고 선물로 목걸이를 걸어주면서 뽀뽀를 하려고 해요.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어요?"(성교육 강사)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어 잘 모르겠어요." "그냥 손으로 가로막으며 '노 터치'라고 말하겠어요." "남학생의 뺨을 때리고 뛰어나와요." "남·여학생 둘이서만 노래방에 간 것 자체가 잘못한 것 같은데요."(여학생)

"남학생들은 여학생이 속으로는 좋으면서 겉으로 안 그런 척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겠지요. 상대방의 기분이 안 상하도록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강사)

지난 23일 대구 송현여중에서 '틴스타 성교육센터' 강사들과 학생들이 나눈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최근 이 학교에서는 3학년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틴스타 성교육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3학년 박나현(16) 양은 "성이라고 하면 집이나 다른 곳에서도 드러내 놓고 얘기하기 꺼리고 부끄럽다고 인식하는데 교육을 받아 보니 성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소중하고 자신을 지키는데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옥지림(16) 학생은 "처음으로 1대 1 상담 식의 성교육을 받아보니 새로웠다"며 "부끄러워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얘기하기 어려웠던 궁금증들을 풀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유승재(57) 교장은 "사실 기성세대들은 성에 대해 폐쇄적인 문화에서 자랐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아주 개방적인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교육 전문강사들이 열린 자세로 아이들과 대화하니 부모에게는 서먹해서 터놓지 못한 얘기들을 술술 풀어놓아 교육적 효과가 높은 것 같다"고 평했다. 피임을 강조하는 성교육보다는 몸의 신비와 중요함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은 것 같아 효과적인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이 학교에서 상담 자원봉사를 한 이호숙(46) 틴스타 성교육센터 소장은 "남녀가 사귀면 남자의 70%가 성 접촉을 원할 정도로 남녀의 성 심리가 다른데 단순히 피임 위주의 성교육이 아니라 내 몸이 소중하다는 것부터 가르치는 가치 중심의 성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소장은 "청소년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건강한 성 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종교의 차원을 떠나 실시되는 틴스타 성교육이 학교에서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틴스타 성교육센터는 내달 17∼20일 대구산업정보대에서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 지도자과정 워크숍'을 연다.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정체감을 정립하도록 도와주는 성교육 교사 양성과정이다. 053)781-0422, 010-9685-3365.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 틴스타(Teen Star) 성교육이란?

틴스타는 '성인의 책임감의 맥락에서 본 성교육'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성을 성인의 책임감 속에서 바라보게 하는 가치 중심의 성교육 프로그램이다. 남녀의 생식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시작해 신체적·사회적·지성적·정서적 영역에서 균형을 이룬 사람으로 바람직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성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토록 교육하는 것. 여학생은 점액 관찰법 등을 통해 생식력을 자각하고 몸의 신비와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남학생은 하루 동안 일어나는 감정의 주기를 매일 확인하고 그 원인과 결과를 알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성을 자제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교육이 진행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