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왕국' 재건 위해 스타PD에 'SOS'

각종 파문과 시청률 저하로 인해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던 MBC가 '드라마 왕국' 재건을 위해 자사 출신 스타 PD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MBC는 올해 명품 핸드백 사건을 비롯해 X파일 보도, 상주 참사, 성기 노출 파문 등에 이어 비록 진실을 추구한 것으로 인정받았지만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의혹을 취재하다 윤리 논란을 빚은 'PD수첩'까지 유난히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의 중심에 서왔다. 여기에 '내 이름은 김삼순'과 '굳세어라 금순아'를 제외하곤 시청률 면에서도 타 방송사에 참패를 면치 못해 회사 분위기가 침체됐던 것이 사실.

이에 MBC가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자사 출신의 스타급 드라마 PD들에게 '친정'에 대한 도움을 부탁했다.

최근 MBC 고위 관계자가 직접 PD J, O, K씨와 유명 작가 K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MBC를 '드라마 왕국'으로 올려놓았던 스타 PD와 작가. 이후 타 방송사로 옮겨 활동하다 외주제작이 활발해지면서 프리랜서 PD로 활동 중이다.

MBC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서 이들을 설득한 것은 드라마가 살아야 방송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MBC는 지금까지 PD를 스타급으로 키워 타 방송사나 외주 제작사로 내주는 'PD 사관학교' 구실을 해왔다.

이 만남에 참석했던 한 PD는 "참석자 모두 MBC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는 데다 MBC가 새삼 드라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유형의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의욕을 보이고 있어 제안을 받은 대부분의 PD들이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 제안에 따라 기획 단계를 거쳐 내년 중반 이후부터 이들 PD와 작가들의 작품이 방송될 예정이다.

MBC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젊은 PD들이 새로운 기획과 실험적인 작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일부 대중의 기호를 맞추기에만 급급해 드라마가 질적인 면에서 퇴보한 점도 없지 않다"며 "작품성과 흥행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중견 PD들에게 방송인으로서의 책임을 맡기는 한편 침체된 MBC 분위기를 쇄신시키는데 도움을 받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