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중인 박지성의 경기를 보면 박지성과 동료들의 관계, 동료들의 면면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우선, 맨유의 터줏대감인 폴 스콜스는 다른 동료들에 비해 박지성에게 침투 패스를 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박지성의 경기를 많이 지켜본 국내 팬들도 이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스콜스는 오른쪽 윙포워드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는 박지성보다 반 니스텔루이나 웨인 루니에게 골로 연결될 수 있는 패스를 건넨다. 니스텔루이나 루니가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따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그들을 더 활용해야 하겠지만 박지성이 상대 수비 뒤로 돌아가는 움직임으로 상대 문전에 쇄도할 때가 많은 데도 침투 패스 대신 공격 속도를 늦추거나 후방 패스를 연결, 맥이 빠지게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는 박지성의 경쟁자인 노장 라이언 긱스도 어느 정도 해당된다.
스콜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잠재적 경쟁자인 박지성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경우 서양 선수들은 자신에게 왜 패스를 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하는데 순한 박지성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더구나 입단한 지 얼마되지 않은 처지에서 스콜스만한 비중을 지닌 선수에게 그같은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두 선수는 26일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성의 어시스트로 골을 넣은 스콜스가 박지성을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장면이 연출됐다. 골을 넣은 선수는 도움을 준 선수에게 고마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또 박지성은 스콜스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슛을 날리기도 했다.
웨인 루니는 박지성과 아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박지성이 루니에게 좋은 패스를 자주 연결하고 있으며 루니도 박지성에게 골로 이어질 수 있는 패스를 연결한다. 그는 다혈질이지만 20살 청년답게 순수한 구석이 있어 박지성에게 구김살없는 미소를 건네기도 한다.
박지성은 팀 공헌도가 높고 성실한 플레이를 펼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동료, 팬들로부터 호감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21일 버밍엄 시티와의 칼링컵 8강전에서 그가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골을 터뜨리자 감독과 동료들이 크게 기뻐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양 팔을 번쩍 치켜들며 좋아했고 웨인 루니, 존 오셔, 루이 사하 등은 박지성보다 더 기뻐하며 그의 첫 골을 축하해줬다. 뒤늦게 달려온 수비수 실베스트르도 매우 좋아했다.
최근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는 박지성에게 스콜스나 긱스가 호흡을 더 맞춰준다면 맨유는 유대 관계의 강화로 더 강해질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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