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재산을 잃게 된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가상인들이 1일부터 2일 오전까지만 하루동안 시장 내 대신소방파출소를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화재 후폭풍'이 불고 있다.
피해 상인들은 "시장 주차빌딩을 임시점포로 사용하겠다"며 서문 주차빌딩까지 봉쇄했고 시장 내 다른 지구 상인들이 이에 반발, 향후 상인 간 마찰까지 우려되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피해 상인들의 임시 점포 사용 가능지역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갈등 해결에는 역부족, 설을 앞둔 '대구 최대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거세지는 집단 행동
대구 서문시장 2지구 대화재로 피해를 입은 상인 300여 명이 1일 오전부터 2일 오전까지 만 하루동안 시장 내 대신소방파출소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일 오전 9시쯤 일단 소방파출소에서 물러났으나 파출소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상인들은 "소방관들의 미온적 태도로 모닥불을 대화재로 키웠다"며 "있으나마나 한 소방파출소를 없애야한다"고 발끈했다.
피해상인들은 "2지구 바로 옆인 서문시장 주차장 건물을 임시상가로 이용해야 한다"며 1일 오후 1시쯤 주차장 입구를 봉쇄했으며 주차장 봉쇄는 2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마찰 우려
2지구 상인들이 769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서문주차장을 막자 설대목을 앞두고 영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며 인근 상가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근 동산상가 한 상인은 "피해상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주차장을 막아 시장을 찾은 손님들을 돌려 보내는 등 '다 같이 죽자'식의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주차장 봉쇄가 계속되면 우리도 생존권을 찾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도 "주차빌딩을 없앤다고 하면 서문시장 전체를 죽이는 결과"라며 "다른 상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우리도 가만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대구시설관리공단 서문주차빌딩 사무소에는 주차장 봉쇄와 관련, 항의전화가 이어졌다.
◆대책 없나
대구 중구청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주차빌딩을 임시점포로 사용하는 것은 일단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문주차빌딩은 당초 1㎡당 4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상인들의 요구대로 3평당 1개의 점포가 들어올 경우, 1㎡당 하중이 600㎏을 넘어서게 돼 불가능하다는 것.
대책본부 김영의 본부장(중구 부구청장)은 "현재 서문시장 내 점포 사용 가능지역은 4, 5지구 지하 주차장과 동산상가 옥상, 주차빌딩 지하 주차장, 명품프라자, 각 지구의 빈 공간 등 모두 2천650평"이라며 "인근 베네시움과 달성공원 복개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설명 : 서문시장 화재로 인한 상인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상인들이 1일 시장내 소방파출소를 한때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2일에도 소방파출소 앞에서 시위를 계속,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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