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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중의 '사씨남정기 속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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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고소설 전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1637∼1692)의 '사씨남정기' 속편 '속사씨남정기'가 수록된 고문헌 2점이 발견돼 국어국문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대 백두현(50·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규장각에 소장 중인 두 종의 '사씨남정기' 가람본과 일사본보다 훨씬 시기가 앞서는 '사씨남정기'와 후속편 '속사씨남정기'를 3일 처음 공개했다.

이번에 발견된 2점의 표지서명은 '續南征記 上(속남정기 상)'과 '南征記 下(남정기 하)'이며, 사씨남정기 상·하, 속사씨남정기 상·하 중 각각 한 권으로 추정되고 있다. '속사씨남정기 상권'은 앞뒤 표지 2장, 목록 1장, 본문 65장이며 달필의 궁체로 필사돼 있으며, 중간에 일부 다른 필체가 들어가 있다. '사씨남정기 하권'은 표지 2장, 목록 1장, 본문 72장으로 같은 사람이 쓴 필체의 궁체로 씌어 있다.

뒷면 표지는 귀갑문(龜甲紋·거북등무늬)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이 귀갑문은 17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 사용되었던 방식. 이 같은 두 책의 서지사항과 책의 지질, 문양, 언어분석 등으로 보아 200여 년 전인 18세기 중·후기 혹은 그 직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필사양태는 '사씨남정기'가 원본의 교정부호를 못 보거나 글자의 중복, 글자의 도치 등 필사상 실수한 점이 여러 곳에 보여 전사필사본으로 보이는 반면, '속사씨남정기'는 이런 종류의 필사상 실수가 발견되지 않아 창작수고본이거나 필사본 두 갈래로 추정된다. 백 교수는 "속사씨남정기는 김만중 사후 50년쯤 뒤 현재 알려지지 않은 작가에 의해 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백 교수는 "두 문헌 모두 한글 표기법이 정연하고 언어표현도 세련돼 있어 한글 서사(書寫)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쓴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어사적으로 표기법과 언어·음운변화 분석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속편의 줄거리는 전편의 주인공 사씨 부인이 나이 83세가 되어 죽고 난 다음 여자 중의 성인으로 지내며 강서지방 주씨 부인이 남편 양생과 서첩 사이에서 모함과 서로 죽이려는 암투 등 인간관계 갈등을 겪을 때 주씨 부인을 도와 그들을 교화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백 교수는 오는 13일 경북대 인문대에서 열리는 한국문학언어학회 동계학술발표대회에서 '속사씨남정기의 서지·국어학적 연구'를 주제로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사진: 이번에 발견된 '속사씨남정기'의 시작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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