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습진
집안일로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주부들은 손이 거칠어지고 갈라져 속상한 경우를 많이 겪는다. 주부습진이란 피지막이 없어져 피부 껍질이 일어나고 심하면 갈라져서 아픔을 느끼게 되는 질병이다. 보통 비누나 세재를 많이 사용하거나 면장갑 없이 고무장갑을 오래 끼면 주부습진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엌일을 하지 않는 어린이들이나 남자들도 주부습진에 걸리는 것을 보면 환경적인 원인에 의해서만 발병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람의 손은 뿌리 상태에 따라 가지의 상태가 달라지는 나무와 같다. 손이 더운 사람, 차가운 사람, 더웠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사람, 땀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 모두 내장의 영향이 손에 나타난 경우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자주 과식을 하는 사람의 경우 과도한 일을 하는 위장에서 열이 발생, 손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심장도 손 건강에 관련이 있다. 긴장을 하면 손에 땀이 나는 것처럼 사람의 감정은 심장 신경을 거친 뒤 손, 등 신체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불만과 걱정이 있으나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속에 담아 두면서 끙끙 앓는 사람, 마음이 위축된 사람은 손바닥 피부 또한 호흡을 제대로 못한다. 손바닥 피부가 제대로 호흡을 하고 영양이 잘 공급된다면 어지간한 부엌일이나 물일을 해도 피부가 갈라져서 터지는 일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주부습진 치료는 손을 보호하는 것과 함께 원인이 되는 내장을 같이 다스리는 것이 원칙이다.
◆기미
한방에서는 기미를 풍자(風刺)라고 부른다. 굳이 풀이 하자면 바람이 찔렀다는 뜻이다. 바람은 차다는 것을 의미하며 찔렀다는 말은 얼굴 피부의 말초 혈관이나 아주 가느다란 신경을 찬 것이 붙들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몸은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데 찬 것이 붙들고 있으면 피가 원활하게 통하지 못해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어 기미가 발생한다.
그러면 왜 기미는 얼굴에 잘 나타날까. 얼굴은 많은 것을 나타낸다. 흔히 얼굴로 일반적인 건강상태나 기분을 가늠하기도 한다. 감정에 따라 얼굴은 달아오르거나 싸늘해지기도 한다. 얼굴을 통해 감정 이외에 내장 상태도 알 수 있다. 특히 내장 가운데 위장의 상태가 얼굴에 가장 잘 나타난다. 소화 기능이 좋지 못하면 얼굴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여드름 같은 것이 돋는다.
기미도 마찬가지다. 차다는 말은 식었다는 말도 된다. 열을 받아 얼굴이 달아오르는 일이 많은 사람은 뾰루지 같은 염증이 자주 발생하고 불만, 걱정, 우울, 낙심, 공포 등으로 얼굴 식는 일이 많은 사람은 염증은 적으면서 말초의 순환장애로 인한 기미가 나타나기 쉽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햇볕을 많이 쐬었기 때문에 기미가 발생한다고 말할 게 아니라 나쁜 감정과 위장 상태 등의 영향으로 얼굴 피부의 혈액순환이 나빠졌기 때문에 기미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얼굴에 화색을 돌게 해 찬 기운을 몰아내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원칙이다. 사람의 감정을 다스리고 내장이 제기능 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약이 사용된다. 사람마다 쓰는 약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흔히 석창포, 백지 등으로 얼굴 피부 순환을 개선시키고자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백자인, 백복신 등으로 신경계통을 다스리고 귤피, 사인 등으로 위장을 다스리는 치료를 아울러 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말린 생강) 등으로 얼굴에 온기를 북돋우는 것도 필요하다.
이경달기자 도움말: 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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