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하한데이> 사랑하는 제자 상헌이에게

작년 3월에 네가 우리 반이 되었을 땐 선생님도 조금은 마음이 두근댔다. 왜냐하면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너에겐 남들과 다른 불굴의 투지와 뭔가를 이루어 내려는 번뜩이는 눈빛이 강렬하게 전해지더구나.

조금의 오차도 없이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고 부족한 부분은 애써서 보완해 나가면서 끊임없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자신을 적절히 절제하고 통제해 가는 너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의 가슴 한 부분이 뿌듯해옴을 느꼈단다. 하지만 어떤 밝고 명랑한 사춘기 시절을 만들어 가야할 네가 너무도 자신에게 엄격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입학해서 수능시험 때까지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은 너무도 명백했었지. 성적이 좋으니 의학계열로 진학하라는 수 없는 유혹을 뿌리치고, 넌 반드시 물리학과를 지원해서 장래에 뉴튼과 같은 물리학자가 되어서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겠다고 단호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지. 그런 너에게 난 오히려 부러움을 느낀 적도 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졸업식 그리고 마음 설레는 대학교 입학식이 있겠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말이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우직하게 걸어가리라 믿는다. 나는 널 보며 이 세상에 뭔가 아름다운 족적을 남기려는 불굴의 투지와 노력이 세상을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게 바꿀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에 젖어 보기도 한다.

상헌아! 그동안 정말로 애썼다. 진심으로 멋진 대학생이 됨을 축하한다.

한동헌(무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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