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뜨거운 학구열은 가끔 웃지 못할 일들을 만들어내는데 1965년에 있었던 '무즙 파동'도 그 중의 하나다.
문제의 발단은 1965학년도 서울 중학입시 필답고사에 나온 자연 18번 문제 '엿기름 대신 넣어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이었다. 출제자들이 정답으로 제시한 것은 '디아스타아제'.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보기로 제시됐던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다며 이를 정답으로 고른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났던 것.
이에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둘 다 정답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가 정답을 맞춘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시교위에서 농성을 벌이자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에 무즙을 고른 수험생들은 1965년 2월 25일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 문제 하나로 학교가 왔다갔다 했기 때문이다.
이 사태는 학부모들이 무즙으로 곤 엿을 솥째 들고 오고 찬합에다 무즙을 가득 갈아 와 증거물로 제출하는 일까지 생겼다. 학생들은 승소했지만 소동 중에 부유층과 유력자 아들 15명 부정입학 등으로 이어진 무즙 파동은 서울시교육감과 문교부 차관, 청와대 비서관 2명이 물러나고서야 일단락됐다.
문제 하나로 울고 웃는 대한민국만의 풍경이 아닐까? ▲1965년 공해방지법 발효 ▲1994년 북한의 핵사찰 등을 골자로 한 뉴욕회담 타결.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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