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언론을 상대하는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시인'이자 '능구렁이'였다.
28일 일본 도쿄돔호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팀 공식 기자회견.
유도성이 짙은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지던 대만과 일본 취재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능숙한 답변에 머리를 긁적이는 수밖에 없었다.
'일본 선수 가운데 누가 가장 경계심이 드는 라이벌이냐'고 물었던 일본 기자는 "나는 첫 팀과 첫 타자를 가장 경계하고 라이벌로 생각한다"는 '명답'에 일격을 당했다.
'항상 새롭게 도전하는 녀석'이라는 필명으로 팬들과 교감하고 있는 박찬호의 신조가 담긴 말이었다.
하지만 일본 기자는 "(톱타자)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라이벌이라고 했는데"라며 여러가지 부수 질문을 이어갔다.
박찬호는 이에 대해 "이치로에 대한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이치로를 얘기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지만 이치로에 대해 얘기하겠다"며 "이치로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친하고 잘 아는 선수다. 만나면 반가운 선수다"고 껄껄 웃었다.
'대만과의 경기에 한국팀 선발로 누가 마운드에 오르냐"고 물은 대만 기자는 "분명한 것은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다는 사실"이라는 박찬호의 대답에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박찬호는 진지하게 표정을 바꾸더니 "우리는 투수 13명 중에 왼손 투수가 2명, 언더가 2명, 오른손 투수가 9명인데 모두가 출전할 수 있도록 맹훈련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전에 등판해 승리투수가 됐고 그 대회 우승도 맛봤기에 대만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구체적이면서도 일반적인 답으로 응수했다.
박찬호는 이치로의 최근 '30년 발언'을 비롯해 일본 언론이 갖는 한국에 대한 지난친 관심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한국이 일본의 라이벌이냐고 자꾸 묻는데 이것은 일본이 한국을 진짜 라이벌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기십년이나 일찍 야구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고 한국 야구발전에 많은 도움을 준 일본이 한국의 수준을 이제야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또 웃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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