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골프 파문에 휩쓸린 이해찬 총리의 사퇴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총리가 5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6~14일) 직후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단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문제를 언급하겠다는 것 자체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 입장에선 그의 사퇴로 초래될 향후 국정운영상의 부담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속단키 어렵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 가닥이 잡히든 간에 '이해찬 골프 파문'이 향후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해지고 있다.
물론 이 총리 자신의 거취 표명에도 불구하고 유임되는 쪽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대국민 사과라면서 이를 직접하지 않고 총리 공보수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사의 표명이라는 일반적인 표현을 굳이 배제하고 '거취' 표명이란 애매한 용어를 동원한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
때문에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대통령 순방 기간인 향후 열흘 동안 비난 여론이 가라앉으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계산이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거취 표명이 시간벌기용 카드로 비쳐지는 셈이다.
청와대 측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 총리가 사퇴할 경우 그동안 실세 총리로 분권형 국정운영을 해왔던 틀 자체가 흔들리고 여권의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차질, 나아가 레임 덕(권력 누수)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임시키는 것도 힘들다.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게다가 한나라당에서는 사퇴하지 않을 경우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노 대통령도 이 총리 전화를 받고 "순방을 다녀와서 보자"고만 답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사진 : '3·1절 골프 파문'에 책임을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이해찬 총리가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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