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사소한 불장난이 큰 화를 불렀다. 12일 오후 팔공산 자락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어린이들의 불장난 때문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김모(10).이모(9) 군 등 2명이 불장난을 하다 산불을 냈다고 14일 공식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5시 쯤 대구 동구 지묘동 모 식당에서 김모 씨 등 13명이 계모임을 하기 위해 모였고 이들의 자녀 10명도 따라왔다는 것.
경찰조사결과, 어른들은 식당 2층에서 계모임을 가졌고 자녀들은 식당 주차장에서 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닭장을 발견한 김모(10) 군이 "닭을 잡아 구워 먹으면 좋겠다"며 이모(9) 군이 주워온 폐지에 불을 붙인 뒤 닭에게 던졌다는 것.
하지만 불붙은 종이는 닭장옆 왕겨와 낙엽더미로 떨어졌고 불씨가 강풍을 타고 산으로 순식간에 번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발화지점이 이 식당 인근이라는 사실에 주목, 식당 업주와 손님들을 상대로 조사하던 중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계모임에 참석한 어른들의 진술이 서로 달랐고, 식당 주인도 아닌데도 화재를 먼저 발견해 적극적으로 불을 끄면서 머리카락까지 태운 점, 불을 낸 아이들의 부모들만 별도로 모임을 가진 점 등에서 단서를 찾아냈다고 했다.
하지만 불을 낸 어린이들은 법률상 형사 미성년자(만 13세 이하)라 형사 처벌을 할 수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은 귀가 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들이 불을 냈더라도 부모에게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산불피해지역은 모두 사유림으로 산주들이 부모에게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부모들의 형편이 넉넉치 않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대구 동구청 김상준 부구청장은 "산불 이전 수준대로 산림을 복구하려면 몇년이 걸릴 지 알 수 없고 피해 규모가 커(8ha가량) 정부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팔공산 산불은 13일 오후 3시쯤 완전 진화됐다가 같은날 밤 8시 40분쯤 왕산 정상 부근에서 남아있던 잔불이 다시 발화했지만, 오후 9시 20분쯤 다시 진화됐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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