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새 공정거래위원장에 권오승 서울대 법대 교수를, 새로운 환경부 장관에 이치범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을 내정하자마자 부적절한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권 내정자는 노 대통령 딸이 3년 전 결혼할 때 주례를 섰으며, 권씨를 제청한 이해찬 전 총리의 고교 3년 선배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공기업 고위직 모임인 '청맥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 전 총리와 오래전부터 '형 아우'하는 사이라고 한다. 당연히 정실 인사라는 비판이 나옴 직한 인물들이다.
물론 개인적 인연이 있다 해서 무조건 제척해야 한다면 그 역시 역차별 인사라 할 수 있다. 누구든 공적이거나 사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관계 형성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인사도 때가 있는 법이다. 이 정부는 개각 때마다 코드 인사 논란에 휩싸였고, 정부 산하 기관들도 낙하산 인사 비판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는 상황 아닌가.
더구나 이 전 총리는 3'1절 골프를 챙긴 이기우 전 교육부차관을 총애한 게 결과적으로 화를 입은 셈 아닌가. 주변 사람 때문에 혼이 난 마당이라면 마지막 장관 제청은 뒷말이 없도록 할 법도 했다. 그런데도 그는 20년 지기를 환경부장관에 앉히도록 하고 떠났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이치범 씨가 대선 당시 시민사회특보를 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실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이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가 청맥회 출신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 같으면 애초부터 대상에 올리지 않는 게 온당한 대통령 보좌 기능 아닌가. 그러잖아도 세간에서는 청맥회를 두고 '참여정부 하나회'라니 '청와대 인맥 회'라니 말이 많은 판이다. 이 정부의 인사가 이제는 '집안 행사'로 전락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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