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확장한 발코니 봄엔 어떻게 꾸밀까

서로 다른 스타일 '따로 또 같이'

지난해 12월부터 아파트 발코니 구조변경이 합법화된 이후 처음 맞는 봄. 확장 공사를 통해 훨씬 넓어진 발코니를 어떻게 꾸미면 좋을 지 주부들이 고심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요 흐름이 화려함과 내추럴리즘이었다면 올해는 서로 다른 스타일이 뒤섞여 조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믹스 앤 매치'(Mix & Match)로 압축된다.

# 러브체어 세트가 인기

소형 평형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해도 공간은 3~5평에 불과하다. 이런 좁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가구로 러브체어 세트가 가장 인기다. 2인용 미니 티테이블과 팔걸이용 의자로 구성된 가구류를 러브체어 세트라고 하는데 요즘 발코니 확장에 따라 많이 찾는 상품이다. 발코니 햇볕을 고려해 재질은 원목이 좋다. 가죽이나 천으로 된 의자는 직사광선 때문에 쉽게 손상되기 때문. 원목가구의 재질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지만 가장 많이 찾는 가격대는 50만 원에서 120만 원대이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20, 30대 젊은 부부의 경우, 심플한 철제형 제품도 좋다.

이미 배치한 러브체어 티테이블에는 낮은 화분과 꽃으로 연출을, 배치된 테이블의 공간이 없을 경우 긴 화분과 큰 꽃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한가지 특이한 경우는 최근 들어 꽃을 생화보다는 조화로 꾸미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 대백프라자점 '김종희 플로라' 매장 관계자는 "원래 봄에는 조화를 찾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조화를 많이 찾는다"며 "아무래도 발코니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생화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조화로 바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꽃화분은 평균 8만~30만 원선이며, 조화는 7천 원에서 3만 원선이다. 발코니 공사 후 남아있는 예전 창문틀 흔적이나 전기 콘센트는 보기에 좋지 않다. 이러한 부분을 감춰주고 실내를 화사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파티션 액자와 키가 큰 동조각상이다. 파티션 액자는 100~130㎝ 정도가 적당하며 가격은 2만5천 원에서 5만 원이다. 동조각상은 25만 원에서 60만 원선.

# 발코니에 가꾸는 미니 정원

바쁜 도시민들에게 실내 정원은 잠시나마 녹색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생활의 쉼표. 최근에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허브류나 관엽 등이 인기다. 이마트 대구 5개점에서 판매하는 실내정원 제품으로는 싱고니움, 아이비 등 관엽류가 2천~2천800원, 알루미늄 모종삽 4천800원, 배양토(5ℓ) 2천800원, 영양제 1천400~2천500원, 정원용 호스 2만7천900원, 채소용 화분 7천500원, 화분받침 300~1만5천800원 등이 있다. 이밖에 공기정화식물로 인기 있는 산세베리아는 크기에 따라 1만~3만 원 정도.

하지만 생화는 금방 시들 수 있고, 정원 가꾸기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때문에 조화를 이용한 미니정원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미니 바(bar) 형태의 정원을 꾸며 갖가지 조화로 장식하는 것도 좋을 듯. 동아 쇼핑점 '스카이 반' 매장의 경우 나무 상자 등을 활용한 조화 장식을 2만 원대부터 선보이고 있다. 향기가 없는 조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기있는 아이템이 바로 허브 방향제. 허브양초, 허브액, 허브탈취제 등을 같이 두어 상쾌한 향으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 통풍과 장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로만쉐이드

집안 봄 단장에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하는 품목으로 커튼을 빼 놓을 수 없다. 커튼은 다른 품목의 주 아이템인 꽃 대신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색상이 인기다. 겨울철 찬 기운을 막아주던 두터운 커튼 대신 얇은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가벼운 느낌으로 집안 가득히 햇살이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얇은 천에 자수를 넣은 핑크색 또는 하늘색 색상이 좋을 듯.

하지만 확장한 발코니에 커튼을 치기에는 무리다. 롯데백화점 '박홍근 매장' 관계자는 "고급 천의 로만쉐이드는 통풍에 효과적이고,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매출이 급상승세"라고 했다.

봄 연출용 커튼은 속이 비치는 소재인 쉬어(sheer)지 커튼이 인기. 하지만 발코니에서 한번 걸러주던 외부 공기가 곧바로 들어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너무 얇은 소재의 커튼은 한 여름으로 미루는 편이 현명하다. 가격들은 살펴보면 1m당 롤스크린은 5만~10만 원, 브라인드(우드) 25만~30만 원, 브라인드(알루미늄) 2만~7만 원, 로만쉐이드 10만~15만 원, 커튼 10만~15만 원.

이마트에서는 겨우내 칙칙해진 집안을 밝게 만들 수 있는 에쁘띠 롤스크린이 1만9천500원, 캐릭터 롤 스크린은 크기에 따라서 2만9천800~3만8천800원까지 다양하게 판매된다. 자외선이나 형광등 빛을 받으면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발생시키는 광촉매 블라인드는 크기에 따라 3만9천800~4만2천800원까지 판매하며, 루니툰 발코니 매트는 1만1천800원에 선보인다.

# 섀기 재질의 카페트도 인기

봄의 소식을 침실에서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올해는 모든 매장에서 꽃 무늬의 침구세트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꽃 무늬가 어느 해보다 인기가 좋으며 특히 전통문양을 고집하던 중장년층도 꽃무늬 침구세트를 선호할 정도.

아울러 카페트는 섀기(shaggy) 재질이 인기. 섀기재질의 카페트는 털이 길고 풍성한 제품으로 입구 쪽에 두면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준다. 때문에 넓어진 발코니에 이 같은 카페트를 깔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말. 최근 골든카페트는 기존 섀기재질을 더욱 보강해 아크릴 성분을 없앤 제품을 내 놓았다. 아크릴 성분이 많은 카페트는 잔사가 많아 거실에 먼지를 유발시키는 주범이었다. 가격은 1m당 20만 원. 또 음이온 카페트는 여름까지 고려해 거실을 꾸미려는 주부들에게 인기. 혈액정화, 세포활성화, 저항력 증가, 자율신경 조정 등의 효과가 있다고. 가격은 대나무형이 2평 기준으로 59만 원.

동아백화점 생활용품팀 이종찬 팀장은 "봄맞이 집 단장 상품을 구매하려는 주부 고객들로 매장이 북적이고 있다"며 "발코니 장식용품 등 화사한 문양의 봄 생활용품 매출이 전달보다 15~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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