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프로농구 2005-2006시즌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오리온스의 내년 모습을 가정해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1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막판 승부처에서 서장훈(20점-8리바운드)을 막지 못하고 80대87로 주저앉았다. 3연패를 당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오리온스는 이날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포인트가드 김승현을 거의 벤치에 앉혀두고 경기를 했다. 김승현은 6분9초간 뛰며 득점 없이 1어시스트만 기록했다.
김승현은 이날 부상으로 벤치에 있었지만 오리온스로서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유력한 김승현 없이 경기를 하는 경험을 쌓았다고도 볼 수 있다. 김 진 오리온스 감독도 올해 계약이 끝나는 만큼 오리온스는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에는 완전히 새판을 짜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리온스는 턴오버 남발로 완패한 1, 2차전과 달리 리바운드에서 35개 대 23개로 크게 밀리며 '높이'에서 완패했다. 풀코트 강압수비를 펼치다 보니 포인트가드 이흥배(180cm)가 서장훈(207cm)과 매치업을 이뤄 몸싸움을 펼치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몇 차례 나왔다.
또 오리온스는 이흥배와 배길태가 김승현을 대신해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를 조율했으나 득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오리온스의 포인트가드 3명은 단 1점도 넣지 못했지만 삼성의 포인트가드 이정석(8점)과 이세범(3점)은 11점을 합작했다. 1, 2차전에서 부진했던 아이라 클라크(26점)가 제 몫을 한 점에 비춰보면 오리온스는 결국 포인트가드의 득점에서 삼성에 진 셈이 됐다.
특히 오리온스는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3승14패로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한데 이어 2차례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도 모두 패하는 등 극심한 '홈경기 징크스'를 보였다. 이날 대구체육관을 찾은 4천533명의 관중들은 2연패에 몰린 오리온스가 궁지에서 탈출하길 바라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으나 아쉬운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은 4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80대82로 오리온스가 2점 뒤진 상황에서 서장훈이 3점슛과 골밑 슛으로 5점을 보태면서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이로써 삼성은 3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2000-2001시즌 이후 5시즌만에 다시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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