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그만, 나 특무부대원이야."
1950~1960년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육군 특무부대 및 방첩부대원들이 조선시대 암행어사가 차던 마패와 유사한 '메달'을 가지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는 16일 인터넷 홈페이지(www.dsc.mil.kr)에 마련된 '사이버역사관'에 기무부대 전신인 특무부대 및 방첩부대원들이 사용했던 '공무집행 메달' 사진을 56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과거 불행했던 역사를 정리하고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특무부대 창설 때부터 최신 기무부대의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보안사령관 등 역대 사령관 사진 등 옛 사진 80여장을 공개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사진은 특무부대원과 방첩부대원들이 지니고 다녔던 공무집행 메달이다.
1950년 특무부대 창설 때부터 1967년 12월까지 사용됐던 이 메달은 전면에는 ' 육군특무부대', '육군방첩부대'라는 글자가, 뒷면에는 'K.A CIC'(Korea Army Counte r Intelligence Corps의 약자)라는 글자가 각각 새겨져 있다.
특히 K.A CIC라는 글자 밑으로 '본 메달 소지자는 시기 장소를 불문하고 행동의 제한을 받지 않음'이란 문구를 넣어 당시 특무 및 방첩요원들의 무소불위한 권한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흔적이 엿보인다.
기무사 관계자는 "당시 특무부대원으로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주고 업무수행에 편의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신분증 대용으로 메달을 가지고 다니도록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시 메달은 조선시대 왕명으로 탐관오리를 척결하던 암행어사들이 차고 다녔던'마패'와 동일한 효력을 발휘했다.
때문에 메달을 이용한 부대원의 '권력남용' 사례가 흔했으며 심지어는 민간인과 간첩까지 메달을 위조해 사용하기도 했다. 1955년 9월 검거된 무장간첩 김태진 일당이 위조된 특무부대의 메달을 소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메달은 특무부대가 방첩부대로 이름을 바꾸고 난 뒤 1967년 12월1일 증명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부대원들에게 발급하면서 사라졌다.
한편 기무사는 국민과 군으로부터 신뢰받는 선진 군 정보수사기관을 목표로 팀제 및 성과관리제를 시행하는 등 부대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 달 1일부로 홈페이지를 전면개편해 정책제언란을 개설하고 e-뉴스레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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