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전제품 판매 'TV는 웃고 에어컨은 울고…'

가전제품 판매에서 TV와 에어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던 에어컨은 수요가 뚝 떨어진 반면 TV는 올 봄부터 PDP와 LCD 등 이른바 '벽걸이형 TV'를 중심으로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TV의 경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필두로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줄을 이으면서 가전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LCD 및 PDP 제품 가격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은 지난해 100년 만의 무더위라는 걱정으로 앞다퉈 구입한 탓에 2004년 대비 1천% 신장세를 기록했지만 실제 그다지 무덥지 않았고, 때문에 올해 그만큼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4월 말까지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가전부문 매출 순위를 보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TV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 대구 5개점의 TV 매출액이 23억 원대인데 비해 올해는 35억 원대로 50% 이상 신장했다.

판매량을 순서대로 보면 지난해엔 세탁기-컴퓨터-디지털카메라-에어컨 순이었지만 올해는 컴퓨터-냉장고-세탁기-디지털카메라 순으로 바뀌었다.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전체 순위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봄과 여름철에는 에어컨을 주문하면 평균 보름가량 걸렸지만 올해는 사흘 안에 설치까지 완료된다."며 "예약 판매도 전년에 비해 60% 이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TV 부문에서는 PDP와 LCD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까지 전체 TV 판매량 중 64%대를 차지하던 일반 평면TV는 올 들어 30.5%대로 급락했고, 그 빈 자리를 벽걸이형이 차지하고 있다.

PDP는 작년에 12%에서 올해 33.4%로, LCD는 작년 1.3%에서 올해 28.9%로 무려 22배가량 매출이 급증했다.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LCD는 32인치급, PDP는 42인치급.

특히 LCD 32인치급의 경우 디보스·대우·이레전자 제품은 130만~150만 원대여서 슬림형 브라운관 TV와의 가격 격차가 거의 없다.

하이마트 평리점 김기수 판매부장은 "작년 같은 기간 PDP와 LCD를 합쳐 한 달 평균 10대 정도 판매된 데 비해 올해는 30~40대가량 팔리고 있다."며 "반면 에어컨은 40~50대 판매되던 것에서 4월 한 달간 18대 판매에 그쳤다."고 말했다.

희비가 엇갈리는 가전은 디지털 분야도 마찬가지다.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은 작년 이맘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던 품목. 하지만 올해는 PMP와 전자사전으로 넘어갔다. 특히 MP3플레이어의 경우, 휴대전화 및 PMP, 전자사전 등에서 MP3 재생기능을 갖추는 바람에 판매가 줄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는 일정 화소 이상 제품의 경우 고객들이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해 기존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꾸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동아백화점 생활용품팀 김용기 대리는 "LCD 및 PDP 등 고가 TV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도 20%가량 늘었다."며 "5월 이후 날씨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면 에어컨 판매도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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