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은 저출산 시대에 진정한 국내 입양문화 정책이 활성화되어,더 이상 베이비 수출국이라는 부끄러운 오명도 씻고 우리아이는 우리 손으로 키울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재확인시키는 날이었다. 지금도 하루 7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한 달에 210명,일 년에 2천520명꼴로 아이들이 고국을 떠나 해외로 입양되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 경쟁력 약화로 한국사회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자녀를 출산해도 양육하고 교육할 할 능력이 되지 않아 아이를 해외로 보내야만 하는 비극과 모순이 반복 되고 있다.
정부가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의 날을 제정하고 기념행사를 통해 입양문제를 사회에 환기시키고 입양운동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시작한 것은 정말 기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개인적으로 특별히 국내 입양문제가 활성화되는 것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기쁘게 생각한다. 18년 전,1988년 9월 몇 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정을 심는 모임'이라는 작은 모임을 구성하였고,나는 그 모임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입양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임은 더 이상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 아이는 우리 손으로" 라는 캐치플레이로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시작했다. 그 당시 아이를 입양시켜야 하는 아이들의 친모는 (다수가) 비혼여성으로,자신의 아이를 스스로 양육하기를 원하지만 개인적.경제적 사정,가족문제 그리고 사회적 통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는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아이를 포기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는 상항에서 아이를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조건이 어려운 친모들에게 자신의 아이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아이가 엄마의 품에서 양육될 수 있어야 하지만,당시 비혼모들이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 그 어떤 것 보다 어려운 것은 경제적 문제였다. 경제적인 문제만 뒷받침되면 친모 스스로 자녀 양육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지금도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기 원하지만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거나,아이를 아예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국내입양을 원하지만 입양을 위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200만 원 정도가 필요하고 양육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입양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시민들이 벌이는 국내입양활성화 운동이 탄력을 받아 입양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정으로 의미 있는 정부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영국은 유일하게 유럽이 모두 겪은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지 않았던 나라 중에 하나다. 이유는 영국정부의 정책은 한부모 가정이나 비혼모 그리고 사회취약계층 여성들 어느 누구든 아이의 양육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영국정부의 지원은 1998년까지만 해도 비혼모와 한부모 가정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지원되었다. 지원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어린이 양육비 전체,의료비 교육비 완전무료,자녀양육을 하는 어머니의 양육수당지급,민영주택 영순위 자격 등이다.
이처럼 완전한 정부지원 정책으로 비혼모가 혼자서 7명의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생활 할 수 있었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 주일이면 대형 고급가족승용차에 여려 명의 자녀를 태우고 당당히 교회에 나오는 여성들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비혼모나 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사회가 용납할뿐더러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양의 날이 계기가 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게 되면 베이비 수출국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고,저출산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되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입양아이 가정에 월 10만원 지원 운운하는 소극적인 정책보다는 좀 더 과감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순옥/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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