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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사람을 죽였나요"…이주노동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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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킴신씨 빈소…올해만 5명 숨져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논공 가톨릭 병원 장례식장.

이곳에는 지난 21일 오전 11시쯤 달성공단 한 업체 기숙사에서 갑자기 숨진 킴신(40·캄보디아 국적) 씨의 영정사진이 외롭게 놓여 있었다. 그 영정사진을 껴 안고 하염없이 우는 사람. 킴신 씨의 부인(36)이었다.

대구외국인상담소가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에 요청, 숨진지 3일만에 어렵게 장례식장을 찾은 부인. 그는 "남편의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오열했다.

경찰에 따르면 킴신 씨는 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야간근무를 하고 기숙사에서 잠을 자다 돌연사했다는 것.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빈소를 차리고 장례를 도와준 대구 외국인노동상담소는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다.

상담소가 입수한 이달 1일~20일 킴신 씨의 출근 시간표에 따르면 킴신 씨는 오후 2시~6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하루 평균 13시간 이상 일하는 중노동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월급 명세서에 찍힌 한 달 평균 임금은 고작 110만~120만 원.

1년 6개월 전 대구에 온 킴신 씨는 부인과 아들(15)을 위해 초과근로 수당이 나오는 야간 근무에 매달렸다. 어렵게 잡은 '코리안 드림'을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인권 단체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무조건 일만 시키면 몸이 견뎌나질 않는다."며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법정 근로시간 및 최저임금법 준수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일 한 만큼 벌 수만 있어도 죽음에 이를 정도의 과도한 노동만큼은 피할 수 있다는 것.

이국 만리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는 이주 노동자들 10명 중 9명이 화장된다. 킴신 씨도 마찬가지. 시신을 고국으로 후송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700만~800만 원에 이르는 후송비용 때문에 화장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킴신 씨 부인은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대국외국인상담소 김경태 소장은 "올 들어 성서공단에서만 벌써 2명의 이주노동자가 숨졌고 달성공단에서도 킴신 씨를 비롯한 3명의 이주노동자가 올 들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따뜻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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