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조선왕조실록/이성주 지음/추수밭 펴냄
그동안 '조선왕조실록'을 다룬 많은 책들이 점잖은 표현으로 한껏 폼을 재며 위엄을 부렸다면 이 책은 사투리와 반말을 통해 역사 읽기의 즐거움을 전해 주고 있다. 새로운 조선사를 발굴해내기 보다 21세기 열광적인 대중문화 코드로 등장한 '엽기'라는 시각으로 조선사 다시 보기를 시도하고 있는 셈.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상상력으로 조선 왕실의 은밀한 침실 풍경과 세자 배필을 뽑는 현장,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담배를 즐겼던 조선의 면면, 돈을 주고 양반을 사는 세태, 임금의 마지막 은총이라며 사약을 꿋꿋하게 마시는 장면을 거침없이 묘사하고 있다. 조선 사람의 식사량이 일본 사람에 비해 3배 이상 많았으며 아버지와 아들이 한 상에서 밥을 먹으면 안되는 관습, 조선시대 금귀고리를 볼 수 없는 이유 등 정사(正史)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았던 조선사의 일상도 파헤치고 있다.
또 흥선대원군이 면 방탄 재킷 '면제배갑(綿製背甲)'을 개발하는 과정, 계약서에 땅 파는 이유를 적은 사연, 해수욕장 옆에 소나무 숲이 있는 이유, 조선이 동양 최대 준마 생산국이 된 배경 등에 대한 설명도 싣고 있다. 344쪽, 1만2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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