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김영근
저 나무는 저기서 길 잃었구나
날은 저무는데
걸어온 길도
가야할 길도 지워져
사막에서 신기루를 가지면 안 된다고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만
넌 한 번이라도
신기루를 진실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니
맛을 잃어버린 것은 네 삶의 돌이킬 수 없는 불행
스스로 매혹이 되지 못한 감식가들이란
또 얼마나 쓸쓸할까
눈부시게 열리는 한 순간인지
가지 출렁인다
이파리 몇 툭, 떨어진다 바람 때문인지
두어 번 구르다 이내 잠잠하다
오늘은 햇살, 무슨 맛으로 길 불러
저토록 가볍게 사라질까
'길'을 따라 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굳어진 그대여, 사막에 서 보라. 사막에는 '길'이 없다. '길'만을 믿는다면 그대여, 어디로도 나갈 수가 없다. 사막에서는 '신기루'를 믿지 않으면 한 곳에 붙박이로 서는 '나무'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현실이 사막이라면 그대여, 신기루에 매혹되어야 하리. 그리고 그곳을 향해 가볍게 걸어가야 하리. 비록 가 닿을 수 없을지라도. 그대는 '나무'가 아니라 '꿈꾸는 인간'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대여, 새로운 눈으로 보라. '햇살'은 '길' 없는 허공으로도 가볍게 사라지지 않는가.
구석본(시인)






























댓글 많은 뉴스
한일시멘트 대구공장 정리 과정서 레미콘 기사 14명 해고…농성 이어져
유가 급등에 원전 모멘텀까지…건설·유틸리티株, 반사 수혜 기대감↑
놀유니버스, 종이 ASMR 크리에이터 '페이퍼 후추' 첫 전시회 티켓 오픈
LH, 공공임대 에너지 신사업 확대…입주민 관리비 절감 나선다
최은석 "대구 공천 혁신 필요…노란봉투법은 악법 중 악법" [뉴스캐비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