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러닝 스케어드

메가폰을 잡은 웨인 크라머는 영화팬들에게 익숙지 않은 이름이다. 스크린을 채우는 배우들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 신인 감독과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그런 영화려니 생각한다면 오해다.

오히려 그런 내력이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영화는 우연히 발생한 사건 하나 때문에 또 다른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속도감과 극적인 반전으로 짜임새 있게 꾸며졌다. '펄프픽션'과 '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뉴저지주. 이태리 마피아 조직원이자 한집안의 가장인 '조이'는 어느 날 마약거래 현장에서 돈을 훔치려는 부패 경찰과 일대 총격전을 벌인다. 사건 후 보스 타미는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없애버리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조이는 믿을 수 없는 보스에 대한 일종의 대비책으로 은색 크롬을 자신의 지하실에 숨기게 된다.

그러나 지하실에서 조이의 아들과 함께 놀던 옆집 아이 올렉이 그 총을 훔치고 평소 자신과 친어머니를 괴롭히던 양아버지를 쏘고 달아난다. 총을 맞은 양아버지는 다름 아닌 조이의 조직과 경쟁하고 있는 러시아 마피아단 유고스키 조직원 중 한 사람.

부패한 경찰 라이델과 이태리 마피아 보스의 아들 토미, 그리고 러시아 마피아단의 유고스키 조직원은 올렉을 찾는다.

경찰에게 그 총이 넘어가서도 안되고 보스 아들인 토미조차 그 사실을 알아서는 곤란하기에 조이는 필사적으로 올렉을 수소문한다.

'러닝 스케어드'는 과도한 폭력과 미국의 뒷골목 문화를 전반부에 채우고, 이후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극적 반전으로 마무리한다. 영화는 단순한 사건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미국 사회 인간 소외와 인면수심의 범죄 현실, 불우한 가정 문제 등 '생각 거리'들이 담겨있다. 121분. 18세 관람가. 8일 개봉.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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