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방망이' 이승엽 "좌우 구분없이 넘긴다"

방망이 한 자루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있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스펙터클한 모험기가 월드컵 열풍 속에서도 찬란히 빛나고 있다.

특히 야구의 백미(白眉)라는 화끈한 홈런을 앞세워 한국과 일본팬은 물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이목마저 한 데 사로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승엽은 시즌 62경기째인 15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올 시즌 세 번째 한 경기 2홈런을 몰아치며 21홈런으로 센트럴리그 및 인터리그 홈런 단독 1위(14개)에 올라섰다.

146경기를 치르는 센트럴리그에서 이승엽은 50홈런도 너끈히 쏘아올릴 기세다.

이승엽의 홈런을 분석해 보면 우완투수에게 15개, 좌완투수에게 6개를 빼앗았다. 오른쪽 펜스를 넘긴 게 13번, 좌중간 방향 포함 좌측이 5번, 가운데 방향이 3개 있었다.

상대 투수와 방향에 있어 이승엽은 이미 좌우의 구분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

유연한 스윙에 엄청난 파워까지 겸비한 이승엽은 몸쪽 공은 잡아 당기고 바깥쪽 공은 무리없이 밀어쳐 스탠드에 타구를 날리는 절정의 부챗살 타격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직구를 받아친 것은 8번에 불과했고 슬라이더 6번, 포크볼을 비롯한 체인지업이 4번, 싱커, 커브, 역회전볼이 각각 한개씩으로 코너를 파고든 변화구를 집중 공략한 게 효과를 봤다.

이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상대 배터리의 노림수를 간파했다는 방증이다.

이승엽의 홈런 비거리를 모두 합치면 2천541m로 홈런 1개당 평균 비거리는 121m다. 때리면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가 양산됐다는 얘기.

지난달 27일(지바 롯데)과 6월3일(세이부) 도쿄돔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우측 스탠드 상단에 자리잡은 광고판을 맞히는 146m짜리 초대형 홈런포를 두 방이나 쏘아올리며 괴력을 발산했다.

이승엽은 홈구장 도쿄돔에서 13발을 폭발시켜 롯데시절 지바 마린스타디움에 몰아치는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홈런에 지장을 받았던 것에 비해 돔구장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친정팀 지바 롯데가 이승엽에게 가장 많은 4방의 홈런을 헌납했고 요코하마, 세이부, 오릭스 등이 각각 3방씩을 내줬다. 이승엽이 아직 홈런을 뽑아내지 못한 팀은 히로시마 도요 카프 뿐이다.

이승엽이 홈런을 쏘아올린 18경기에서 요미우리는 10승8패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연패의 와중에서도 홀로 분전했고 만약 부상으로 빠진 고쿠보 히로키, 다카하시 요시노부같은 거포가 한 명이라도 그를 도와줬다면 이승엽의 홈런이 팀 승리로 연결될 확률은 훨씬 높았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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