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어제 하루 동안 7개 언론사와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몇 가지를 언급했다. 그 중에는 "노 대통령이 역사적 평가를 잘 받겠다는 것은 맞는 거지만, 그 것은 독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도 있다. 전제를 달았지만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비판한 것으로 충분히 비칠 발언이다. 그러면서 "당은 다음 선거를 바라보고, 대통령은 단임이라 선거에 신경을 안 쓴다"고 했다. 이번 지방선거 민심에 대해 당과 다른 시각인 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김 의장은 지난 16일 광주에서 "광주 시민과 전남 도민이 서운해 하는 것은 대북 송금 특검을 받아들인 것과 한나라당에 대한 대연정 제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같은 날 대통령 역시 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정치와 역사에 관해서는 원칙주의를 견지해 왔다. 앞으로도 적당하게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주도하는 민심 수습 움직임을 의식 않겠다는 공언이라 볼 수 있다.
집권 여당 대표와 대통령 사이에 흐르는 갈등 기류가 점차 공개적이고 노골적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일부 정책에 대한 이견을 넘어서 근원적인 힘의 대립으로까지 가고 있는 인상이다. 이미 2년 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싸고 두 사람이 대립했을 때 김 의장은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맞선 바 있다. 어제도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최대 시책으로 삼는 한'미 FTA 추진 방식을 정면 공격했다. 두 사람이 또 한 번 세게 붙을 것 같은 조짐이다.
이처럼 서로 할 말이 많은 두 사람이 왜 직접 만나지 않고 장외에서 신경전을 펴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 나라의 운영을 책임진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라면, 그리고 여러 혼선이 있다면, 국민을 위해서 머리부터 맞대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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