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에게서 빛난 부상투혼'
비록 2006독일월드컵축구 무대에서는 퇴장하게 됐지만 아드보카트호의 믿음직한 맏형 최진철(35.전북)의 투혼은 마지막까지 빛났다.
한국대표팀은 24일 오전(한국시간) 하노버에서 열린 스위스와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전에서 0-2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지만 최진철이 90분간 보여준 패기와 열정은 어느 젊은 선수 못지 않았다.
더구나 최진철은 전반 23분 상대 장신 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할 당시 센데로스와 얼굴을 부딪치며 오른쪽 눈두덩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 상처를 입었는데도 주저앉지 않았다.
찢어진 부위에서 계속 피가 흘러 얼굴을 뒤덮는데도 그냥 포기할 수 없었던 최진철은 간단한 응급치료 이후 이마에 감은 붕대를 고정시키기 위해 하얀 망사로 된 모자를 머리에 쓰고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무려 14살이나 아래 '젊은 수비수' 김진규(21.이와타)와 함께 최후방 방어선을 구축한 그의 임무는 스위스 '공격의 핵' 알렉산더 프라이를 꽁꽁 묶는 것이었고 누구보다 이를 잘 수행했다.
경기 시작부터 프라이가 볼을 잡을 때마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은 최진철의 철벽 수비에 프라이는 슈팅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처럼 공을 들였기 때문인지 후반 32분 프라이의 골이 최진철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프라이가 볼을 받을 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분명히 올라갔는데도 주심이 그대로 골로 인정한 것.
최진철은 심판에게 '오프사이드'였다고 강력히 항의하다 결국 경고까지 받았지만 이후 마음을 다잡고 후배들을 다독거려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의 한 명인 최진철은 2004년 12월 독일과 평가전 이후 대표팀을 떠났다가 작년 10월 이란과 평가전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실 최진철은 당시 대표팀 합류를 놓고 갈등했다. 자신이 후배들의 길을 막는 것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2002년에 함께 뛰었던 태극전사 중 은퇴한 후배들이 생긴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도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자고 다짐하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에 응했지만 갑작스럽게 '체력이 달린다'는 비아냥이 따랐다. 특히 지난 1월 40여일간 지옥의 해외전훈에서는 "솔직히 힘들다"는 한 마디를 잘못했다가 체력에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을 인정받아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나머지 인생을 살면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던 최진철. 비록 '16강'의 꿈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이제 미련없이 대표팀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현철 대표팀 주치의는 "의학적으로 오른쪽 상안검이 깊게 찢어져 경기가 끝난 뒤에 네 바늘을 꿰맸다"며 "수술을 하는 동안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치료에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 주치의는 "일단 쾰른으로 이동해 현지 성형외과에서 봉합수술을 다시 해야한다"며 "눈에 잘 띄는 부위라서 미용적인 측면도 생각해 재수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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