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트사커' 프랑스, 포르투갈 꺾고 결승행

경기가 끝나자 지네딘 지단이 루이스 피구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상의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포옹한 뒤 패배에 대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피구 역시 지단에게 승리를 축하해 줬다. 한 시대를 풍미해 온 축구 영웅이 그와 함께 최고의 길을 걸어온 영웅에게 마지막 대결 후 다정한 인사를 나눴다. 지단이 이끄는 프랑스는 그의 페널티킥 골로 첫 결승 진출을 노리던 포르투갈을 1대0으로 누르고 1998년 월드컵대회 우승 이후 8년만에 결승전에 올라 두번 째 우승을 노리게 됐다.

프랑스는 10일 오전3시 베를린월드컵경기장에서 이탈리아와 2006독일월드컵대회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6일 오전 뮌헨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초반부터 불꽃튀는 대결을 벌였다. 프랑스의 플로랑 말루다가 측면을 파고들면 슛을 날리자 포르투갈의 데쿠는 중앙에서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날려 응수했다.

전반 초반의 어수선한 5분이 지난 뒤 프랑스는 강력한 수비망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공격수와 수비수 간 폭을 30m 이내로 좁힌 뒤 전방부터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의 패스는 매끄럽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루이스 피구가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며, 때로는 자리를 바꿔 프랑스 진영을 휘저었으나 문전으로 투입되는 볼은 번번히 차단당했다. 프랑스의 중앙 수비수 릴리앙 튀랑이 포르투갈의 원 톱 파울레타를 꽁꽁 묶었고 파울레타는 문전 인근에서 맴도는 단조로운 움직임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은 데쿠와 피구, 마니시가 2선에서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노리는 데 치중했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지단의 중원 플레이를 중심으로 프랑크 리베리와 티에리 앙리가 활발히 움직이며 날카로움을 보였다. 지단은 이날도 재능과 경험이 묻어나는 개인 기량으로 볼을 뺏기지 않으면서 볼을 배급했다. 끈끈함을 보여왔던 포르투갈의 밀착 수비는 이날 상대적으로 느슨해 지단 등이 플레이를 쉽게 펼칠 수 있었다.

앙리는 파울레타에 비해 전방으로 들어갔다 뒤로 빠져 나오면서 패스를 받아 건네주고 다시 들어가는 좋은 움직임을 보였는데 앙리가 결국 수훈을 세웠다. 전반 32분 말루다의 패스를 받은 앙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잡고 돌파하는 순간 포르투갈의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을 얻은 프랑스는 지단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결승골을 뽑았다.

후반 들어 포르투갈이 반격에 나섰다. 20여분간 포르투갈이 주로 프랑스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골을 노렸으나 프랑스의 강력한 수비에 막혔다. 포르투갈의 측면 돌파는 프랑스의 윌리 사뇰과 에리크 아비달의 방어에 번번히 막혀 크로스를 예리하게 날리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은 파울레타 대신 사브리자 시망을 투입, 변화를 꾀했고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도 말루다 대신 실뱅 윌토르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맞불을 놓았다. 후반 32분 호날두의 프리킥이 프랑스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의 몸에 맞고 튕겨 나오자 피구가 헤딩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넘겼고 경기 막판 수비와의 경합과정에서 떨어진 공을 페르난두 메이라가 슛했지만 역시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르투갈은 이날 패배로 1975년 이후 프랑스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악연을 끊지 못했고 스콜라리 감독의 월드컵 본선 연승기록도 12경기(8강전 승부차기승 포함)에서 멈추고 말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