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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당대회 오늘 '결전'…두 후보 경우의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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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 후임을 선출하는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11일 결전의 날을 맞았다. 당 대표를 포함한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모두 8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전을 벌였다.

최대 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투표 당일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강재섭, 이재오 후보 간 대결. 안정속의 개혁'을 주장하는 강 후보와 '들판형 리더'를 자임하는 이 후보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의 향후 진로와 대선 판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재섭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한나라당 정체성과 영남권 주류세력의 승리라고 결론 낼 수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변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에 대한 선택을 통해 당 스스로 "성급한 변화는 이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한나라당의 주류인 영남권 세력은 강 후보의 당선을 통해 세력 재편성의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전 의원 이후 구심점 없이 모래알식으로 흩어져 있던 영남 정치권이 '강재섭 대표'라는 새로운 핵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또 당의 단합 면에서도 강 대표의 '실력'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 본인이 자타가 공인하는 화합형인데다 경선과정 내내 "대선후보 경선 공정관리"를 주창하며 중립적 이미지를 과시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직개편 등에서 수도권 등 비영남권 의원들에 대한 배려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이번 당 대표 경선은 강 대표의 이같은 중립적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도 있다. 사실 강 대표 당선은 선거 막판에 조직적으로 강 대표를 지원한 '친박' 진영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이재오 후보 지원 움직임을 보고받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친박' 의원들과 외곽의 '박사모'가 강 대표 지원을 위해 총동원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 대표 체제의 순항을 위해서는 친박 진영과의 공조와 이명박, 손학규 두 유력 후보진영과 어떻게 조화하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점차 가열될 수밖에 없는 대선 후보 경쟁에서 강 대표가 자칫 '친박'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띨 경우 이, 손 두 후보 진영의 공세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당이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 대표는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대선 후보들 간의 조율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후보가 당 대표일 경우=한나라당 주류세력의 교체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다. 지난 2002년 총선 때 수도권 핵심 인사들이 당 공천 물갈이를 좌우했던 것에 이어 이재오 대표 선출로 당의 주류인 영남권의 입김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 이재오 후보의 당선은 한나라당에 대한 변화 요구를 당 스스로 수용한 측면도 있다. 기존의 '부패' '수구' '꼴통' '차떼기'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당 스스로의 개혁 요구가 이 후보 당선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당의 수도권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당 운영과 정책도 영남보다는 수도권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김문수 신임 경기도지사의 '대수도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며, 행정수도 반대를 위한 당의 입장도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등 각종 개혁입법 처리와 관련해서도 개혁적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따라서 당의 기존 주류세력인 영남권과의 잦은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로서는 당 주류의 과감한 교체를 시도할 것이 분명하고 이에 대한 영남권의 저항이 구체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신임 대표의 영남권에 대한 접근법은 최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대표가 주류세력의 교체를 통한 부작용을 우려해 과감한 주류세력의 교체 등은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또 당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해서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 '이명박 맨'이라는 이미지로 경선 내내 상대후보의 집중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공정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느냐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아무래도 이 전 시장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표나 손 전 도지사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대표가 '이명박 맨'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이들 후보를 더욱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서다.

이 대표는 또 당이 두 번의 대선과정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던 대여 강경투쟁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서 당이 이 대표를 선택하게 된 것도 이 대표의 이같은 '투사형' 이미지를 높이 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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