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대중과 예술

예술이 단지 고귀하고 고상하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20세기 초반부터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자들의 활동에 의해서 정립되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대중들은 예술은 현실을 떠나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대의 예술은 실제 생활공간과 함께 하였고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예술과 종교는 동일시되었고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제국주의 시대의 산물인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건립되면서부터 예술은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람하고 관조하는 것으로 변화되었고 현실공간에서도 멀어지게 되었다.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공연예술도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특정한 공간에서만 행하여지게 되었고 내용과 형식이 모두 현실과 동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동 시대의 예술은 20세기 초 이전의 예술과는 달리 그 표현대상과 소재가 일상적이고 발표되는 공간도 제약에서 벗어나고 있다.

1950년대와 60년대, 70년대를 거치면서 예술의 개념과 표현양식은 변화되었고 대중화되었다. 특히 90년대 이후 최근의 예술은 다원화·다양화되고 제작형태도 일방적이지 않고 대중들과 함께 한다. 모든 예술은 동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환경의 반영이고 산물이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과 디지털 환경의 진보로 예술은 대중화·민주화되어 삶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생산의 주체도 다원화되어 특정계층만의 독점에서 벗어나고 있다. 인터넷 시대는 문화의 주체가 한정되지 않고 다양화되고 그 표현형태도 자유롭고 독창적이다.

특히 사진을 비롯한 영상매체는 이제 과거처럼 특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들만의 소유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전공·비전공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진부하게 되었다. 인터넷과 디지털영상매체를 자유롭게 다루는 젊은 세대들은 전공자 못지않은 전문적인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예술적 끼를 발산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문화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더 이상 문화의 소비자에만 머물지 않고 생산자로서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동 시대의 문화예술인들은 그 존재의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적인 사고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김영태 현대사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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