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21세기는 문화, 예술의 시대

예술은 사회·문화적 상황 변화에 따라서 그 개념이 조금씩 변화되었지만, 20세기 초반 뒤샹을 비롯한 초현실주의자들의 등장 이후 단순히 유미적이거나 낭만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에서 결별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미술교과서는 19세기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다. 고전을 가르치되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 '현대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하고 예술전반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데 사실주의·기술주의 교육만 하니 어린 학생들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그 반대다.

우리 민족은 원래 창조적이고 멋과 낭만을 아는 민족이었다. 그런데 오랜 일제식민통치와 권위주의·군사독재정권을 거치면서 학교 교육 그 자체가 통치 수단의 하나로 활용되어 창의성을 키우기보다는 통치하기 쉽게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상품처럼 획일적으로 교육하였다.

그 결과 이런 정권 하에 교육을 받은 세대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른 환경에서 살고 보편적이지 않은 가치관을 추구하는 것을 경계하게 되었다. 현재 참여정부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386세대들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크게 다를 바 없어 완전히 권위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다.

아마도 보편적인 가치관만 추구하는 사람들만 존재하였다면 인류역사는 진보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 혹은 퇴보하였을 것이다. 인류역사는 다른 사람과는 무엇인가 다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한 예는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예술에서도 보편적인 가치관을 부정하고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는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자들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다양하고 창조적인 여러 예술과 작품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예술은 아직도 단순히 기술중심적이고 장인정신에 입각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의 문화예술이 발전하려면 획일적·권위주의적 사고를 타파하고 다양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자유스러움과 개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일반인들이 현대미술과 설치미술 등 실험적인 예술이 난해하다고 느끼는 것은 예술 그 자체가 일반인들의 정서와 동떨어지고, 직·간접적인 다양한 체험 부족과 진부한 제도권 예술교육 때문이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이 주도하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문화, 예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고를 정립해야 한다. 문화, 예술이 상품이고, 국가 경쟁력이다.

김영태

현대사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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